와이드 / 대책없이 치솟는 기름값
높은 정유사 공급가 가격 상승 부채질
도심지 알뜰주유소 확대 등 대책 절실

▲ 제주지역 유류가격이 수년째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도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제주지역 제1호 알뜰주유소인 구좌읍 평대주유소.
제주지역 유류가격이 수년째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도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제주지역은 복잡한 유류공급체계 등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유류가격이 높은 실정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도내 유류가격 안정화를 위한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도내에 알뜰주유소가 처음으로 문을 열면서 가격안정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한 상황이다.
 
△ 천정부지 기름값
 
지난 17일 제주지역 보통휘발유 ℓ당 평균판매가격이 심리적마지노선인 2000원선을 또다시 넘어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17일 도내 보통휘발유 ℓ당 평균판매가격은 2027.05원으로, 전국에서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 2027.61원과 비교해 불과 0.56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또 가격이 가장 낮은 경남(1912.08원)에 비해서는 100원 넘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유 ℓ당 평균판매가격 역시 1820.74원으로, 서울 1824.90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등 전국에서 서울과 제주지역 경유가격만 1800원을 넘어섰다.
 
또한 5년전과 비교하면 지난 2009년 7월17일 휘발유가격이 1612원, 경유는 1460원으로 5년사이 휘발유는 415원, 경유는 360원이 각각 오른 셈이다.
 
도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2011년부터 1900원선을 넘어 2000원대를 수년째 넘나들고 있고, 경유가격 역시 1700원∼1800원대를 오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도내 유류가격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것은 정유사들이 제주지역에 공급하는 유류 유통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게 책정되어 있고, 정유사와 일반 주유소 사이에 도내 유리대리점들이 있어 유통단계가 하나 더 추가되는 등 기형적인 유류공급체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손 놓은 유류대책
 
제주지역 유류가격이 요동칠 때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유류가격 안정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작 효과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도가 추진한 유가안정화 대책을 보면 도내 주유소에서 사용하는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했지만, 타 지역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실현되지 못했다.
 
또 난방류 유류가격을 낮추기 위해 부가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제주특별법 5단계 제도개선 방안에 포함시킬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도는 또 국내 정유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유류를 공급하는 NH-OIL(농협폴) 주유소의 제주도 도입에 대해 농협과 협의를 벌이고 있지만, 단위조합별로 운영되는 도내 농협주유소들이 기존 정유소와 시설물 계약문제 등으로 내년 상반기쯤이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가 유류가격 인하대책으로 제시한 알뜰주유소가 지난 10일 처음으로 도내에서도 문을 열면서, 향후 효과에 대해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현재 도내에서 2곳의 알뜰주유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17일 기준으로 도내 휘발윤 ℓ당 평균판매가격에 비해 100원 정도 싸게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도내 알뜰주유소가 유류 소비가 많은 도심 지역이 아닌 외곽지역에 위치할 경우 가격 안정화 효과가 기대에 못미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최대 관건은 도심 지역에 얼마나 많은 알뜰주유소가 진출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내년 상반기에 논의될 NH-OIL주유소의 제주 도입이 이뤄질 경우 알뜰주유소와 함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도와 제주농협이 보다 적극적인 유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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