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포획후 공연 동원…18일 김녕에서 방류
먹이 포획 야생 적응 마무리…보호대책 절실

▲ 2009년 불법포획돼 갇혀지내던 남방큰돌고래인 제돌이와 춘삼이가 18일 구좌읍 김녕앞바다 가두리양식장에서 적응훈련을 마치고, 야생방류돼 4년만에 자유를 되찾았다. 김용현 기자
제주바다에서 불법포획돼 돌고래쇼공연에 동원됐던 '제돌이'와 '춘삼이'가 4년만에 고향으로 돌아갔다.
 
국제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인 '제돌이'와 '춘삼이'의 야생방류 행사가 18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서 서울시와 제주도, 제주지방검찰청, 해양수산부, 제돌이시민위원회, 제주대학교와 동물자유연대, 핫핑크돌핀스 관계자와 지역주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표지석 제막과 야생방류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제돌이와 춘삼이는 지난 2009년 5월과 6월 서귀포시와 제주시 연안에서 불법포획돼 서울대공원과 제주퍼시픽랜드에서 수년간 돌고래쇼 등에 동원됐다가 1500여일만에 꿈에 그리던 고향바다로 돌아갔다.
 
제돌이와 춘삼이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인간에 의해 사육돼 야생성을 잃었다가 다시 훈련 끝에 자연으로 돌아가는 역사적인 일이며, 고래류로는 아시아 최초이자 남방큰돌고래로는 세계 처음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김녕리 해안에 높이 2.15m, 가로 1.05m, 폭 0.8m 크기 현무암으로 '제돌이의 꿈은 바다였습니다'라는 글씨가 적힌 표지석도 세워졌다.
 
김녕해안에서 400여m 떨어진 가두리양식장에서 야생적응훈련을 해왔던 제돌이와 춘삼이는 은 이날 매우 건강했으며, 방류팀을 보자 물밖으로 모습을 드러내 재롱을 피우는 등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방류팀은 제돌이와 춘삼이에게 살아있는 고등어를 던져 주며 작별인사 준비를 했다. 이날 오후 4시께 잠수부들이 가두리의 수중그물을 열었고, 야생에 나가는 것이 두려운 듯 잠시 머뭇거리다 10여분이 지나 제돌이가 김녕바다로 나갔고, 이후 춘삼이도 뒤를 따랐다.
 
이후 방류팀은 가두리 시설에서 4㎞ 떨어진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앞 다려도 인근 해상에서 제돌이가 먹이 사냥하는 모습을 포착, 제돌이와 춘삼이의 4여년간의 고난은 끝나고 가족을 만나기 위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한편 남방큰돌고래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주해역에만 서식하는 국제보호종으로 2011년 기준 114마리가 제주연안에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매해마다 십여마리가 어망 등에 걸려 포획되거나 죽는 등 멸종위기에 처하면서 보호대책이 시급하다.
 
최재천 제돌이방류시민위원회 위원장은 "자유란 인간이든 동물이든 협상의 대상이 아니며, 자유를 얻는 일에 어떤 가혹한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무조건 성취한다"며 "제돌이와 춘삼이가 어려움 없이 적응해 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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