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없는 류현진 12승3패 자책점 2.91
극적인 승부사 푸이그 타율 3할6푼8리

▲ 류현진 선수(사진 위)와 야시엘 푸이그 선수(아래). 사진=LA 다저스 페이스북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류현진(26·LA 다저스). 12승3패 평균자책점(ERA) 2.91의 호성적을 내며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루키 중 다승과 승률 1위를 달리며 신인왕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11승8패 ERA 2.97)나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8승5패 ERA 2.45), 훌리오 테헤란(애틀랜타·9승6패 ERA 3.08) 등 내셔널리그(NL) 신인 투수들에 앞선 성적이다.
 
하지만 정작 류현진의 강력한 경쟁자는 팀 동료 야시엘 푸이그(23·LA 다저스)다. 푸이그는 지난 6월 다소 늦게 빅리그에 데뷔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단숨에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이제 NL 신인왕 레이스는 두 선수의 '집안 싸움'이 될 모양새다.
 
류현진의 강점은 꾸준함이다. 올해 개막부터 23번 성실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등판을 거른 것은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둔 지난 5월 29일(한국 시각) LA 에인절스전에서 입은 부상에 따른 단 한번뿐이었다.
 
23번 선발 등판은 올해 신인 중 윌리 페랄타(밀워키·25번)에 이어 2위다. 그러나 148⅓이닝은 144⅓이닝의 페랄타에 앞선 전체 1위다. 그만큼 꾸준하게 긴 이닝을 던지며 선발 투수의 역할을 든든하게 해냈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푸이그는 화려한 플레이로 단숨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6월 4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멀티히트와 함께 경기를 끝내는 보살로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푸이그는 초반 5경기에서 4홈런 10타점을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했다.
 
올해 63경기 성적은 타율 3할6푼8리 11홈런 27타점 47득점. 아직 경기 수가 적지만 이를 벌충해주는 게 화려함이다. 지난달 신시내티전 끝내기 홈런과 15일 뉴욕 메츠전 연장 끝내기 득점 등 극적인 승부의 중심에 자주 섰던 푸이그였다. 호쾌한 타격에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와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까지 타고난 스타성을 발휘하고 있다.
 
일단 전반기까지는 류현진이 다소 앞서 있었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푸이그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일례로 다저스 구단은 전반기 결산에서 최고 신인으로 푸이그 대신 류현진을 꼽았다. "푸이그에게는 미안하지만 4, 5월 성적을 포함했다"는 이유였다. 류현진은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 속에서 18경기 116⅔이닝 7승3패 ERA 3.09 93탈삼진으로 다저스를 지켜냈다.
 
하지만 6월 23일 이후 40승8패 다저스의 가파른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푸이그의 가치도 폭등하고 있다. 전반기 막판 핸리 라미레스, 맷 켐프 등 주포들이 부상으로 빠진 다저스 타선에 톡톡히 활기를 불어넣은 데다 최근에는 4번의 중책까지 맡아 중심을 잡아준 역할을 인정받았다.
 
다저스 홈페이지는 16일 푸이그의 활약을 집중 조명하는 기사에서 MVP 후보로까지 언급했다. 여기서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은 "야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지만 다저스의 상승세는 푸이그로부터 시작됐다"면서 "정말 많은 에너지를 줬다"고 칭찬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15일 푸이그의 끝내기 득점으로 메츠에 승리를 거둔 뒤 신인왕에 대한 질문에 "그걸 생각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류현진과 푸이그를 의식하고 배려한 답이었다.
 
개막부터 근면하게 팀 선발진의 한 축을 지켜온 류현진과 혜성처럼 나타나 다저스 태풍의 중심에 섰던 푸이그. 과연 어떤 선수가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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