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 포커스 / '헬스' 없는 제주헬스케어타운

▲ 제주헬스케어타운이 의료시설보다 숙박시설 건립에 치중하면서 세계적 수준의 복합의료단지 조성이라는 당초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4월 제주헬스케어타운 부지 조성공사 착공식 모습.
콘도시설 확대 위한 계획변경 승인신청서 제출
서귀포시, 관련부서 협의거쳐 9월 중순께 결정
메디컬 파크도 녹지그룹으로…병원선정 '난항'
 
제주헬스케어타운의 숙박시설 건립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핵심시설인 의료시설 건립은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특히 녹지그룹이 숙박시설 비중 확대를 추진,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메디컬 파크'(전문병원 등) 조성을 담당키로 했던 '서우-중대지산 컨소시엄'과 우선협상기간이 종료, 의료시설 건립사업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 개발 추진상황
 
제주헬스케어타운은 2009년 개발사업시행이 승인됐지만 토지매입 둥에 난항을 겪으면서 당초 2011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던 부지조성공사가 2012년 4월에야 착수됐다. 현재 공정률은 31%로, 오는 2015년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JDC는 지난해 8월 녹지그룹과 1조원 투자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녹지그룹은 MOU 체결 3개월만인 10월 콘도미니엄 공사에 착수, 현재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분양에 나섰다.
 
또한 녹지그룹은 '힐링가든'내 콘도시설을 당초 계획보다 확대하기 위해 개발계획변경 승인신청서를 지난 5월 서귀포시에 제출했다. 서귀포시는 관련부서 협의 등을 거쳐 9월 중순께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계획변경은 당초 3단계 계획이던 안티에이징·의료 R&D센터를 2단계로 앞당겨 추진함에 따라 이들 시설의 활성화 방안의 일환이라고 JDC는 설명했다.
 
△ 의료시설 건립 오리무중
 
JDC는 제주헬스케어타운의 핵심시설인 메디컬 파크 조성을 위해 2011년 10월 '자율형제안공모'를 실시, '서우·중대지산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한데 이어 올해 2월 투자합의 각서(MOA)를 체결했다.
 
협약 내용은 메디컬 파크 부지 내 약17만8000㎡ 면적에 4500억원을 투입해 휴양·재활전문병원, 요양원, 국제휴양체류시설 등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사업추진을 전담할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키로 했다. 하지만 협약 체결 후 수개월 동안 중국 부동산개발업체인 중대지산측이 북한 핵실험 등을 이유로 투자를 꺼리면서 진척이 없자 지난 6월 10일 JDC는 우선협상종료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JDC와 1단계 사업진행자인 녹지그룹과의 협의 결과, 메디컬 파크 조성사업까지 녹지그룹측에서 맡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의료시설 운영을 담당한 병원은 찾지 못한 상황이다.
 
△ 의료관광 중심지 한계
 
JDC는 국제자유도시 제2차 시행계획(2012~2021년)을 통해 제주헬스케어타운을 '세계적 수준의 복합의료단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건강을 핵심테마로 예방·관리·증진·치료·연구 등이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강화하고 제주의 강점인 관광·레저·휴양과 건강·미용·의료를 접목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에 의료시설 확보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제주헬스케어타운으로 전문병원 등 핵심시설은 없고, 계속해서 콘도미니엄 등 숙박시설만 조성된다면 결국 '알맹이'가 빠진 사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자측에서 사업성이 높은 콘도미니엄을 건립한 후 분양을 통해 투자금만 회수, 발을 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제주헬스케어타운이 세계적 수준의 복합의료단지 조성이라는 비전이 무색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전문의료시설 건립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승남 기자
 
인터뷰 / 부원균 JDC 의료사업처장
 
"제주헬스케어타운을 글로벌 의료복합단지로 조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부원균 제주국제자유도시 의료사업처장은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은 국내·외 기업유치 및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의료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며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국제자유도시 실현을 위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헬스케어타운에 '헬스'가 없다는 지적이 있지만 부지조성공사가 2015년 상반기에 완료될 예정이어서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며 "관광객 또는 환자가 장기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시설이 구축된다면 의료시설은 자연스럽게 들어설 것"이라며 숙박단지 전락 우려는 일축했다.
 
부 처장은 "메디컬 파크 조성 담당키로 했던 서우·중대지산 컨소시엄과의 우선협상은 지난 6월 종료됐지만 녹지그룹과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고 "의료시설 운영 병원이 선정된다면 구체적인 구상안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돼 헬스케어타운 본연의 사업목적도 충실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밖에도 주요 시설들에 대해서는 우선협상대상자 및 국내·외 투자의향자 등을 대상으로 전략적 유치와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제주헬스케어타운의 활성화를 위해 일관성 있는 운영 및 투자자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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