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싼먼현 조선시대 최부 '표해록' 근거 초청장
조천읍 지역 대표 등 26일 방문 교류활성화 논의

동중국해를 두고 700㎞ 가량 떨어져 있는 제주시 조천읍과 중국 싼먼현(三門縣)이 500여년 전의 인연을 계기로 만남을 가질 예정이어서 화제다.
 
싼먼현은 중국 저장성(浙江省) 타이저우시(台州市)에 속해 있는 2개시와 5개 현 가운데 하나로 동중국해에 접해 있으며 면적 1,072㎢·인구 42만의 도시(조천읍 150.6㎢·2만500여명)다. 조천읍에선 남서쪽으로 700㎞ 정도 날아가야 한다.
 
황태희 읍장과 조천읍 이장단협의회·개발위원회·부인회·청년회 등 자생단체 대표와 지역 출신 손유원 도의원 등 10여명은 오는 26일 조천읍과의 자매결연을 희망하는 싼먼현의 초청을 받고 현지를 방문, 2박3일간 체류한다.
 
방문단은 싼먼현 지역 특산품을 활용해 27일부터 시작되는 꽃게 축제 등을 참관하고 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면적은 7배, 인구는 21배의 '만만치 않은' 싼먼현이 조천읍에 '구애'를 하는 것은 1487년 '달아난 죄인을 잡아들이는' 추쇄경차관으로 임명, 제주에 부임했다가 이듬해 정월 부친상을 당해 고향 나주로 돌아가다 풍랑을 만나 표류하며 싼먼현에 당도했던 최부(1454~1504) 덕분.
 
최부는 16일간 표류 뒤 대운하와 북경을 거쳐 조선으로 귀국하기까지 6개월간을 '표해록(漂海錄)'으로 기록했는데, 싼먼현은 표해록에 제주 출발지로 표기된 '조천읍'과 표류 끝에 당도한 '싼먼현'의 인연이 큰 것으로 판단, 교류를 제안한 것이다.
 
특히 싼먼현에서 자매결연 체결 등 아주 적극적이어서 이번 조천읍 방문단에 이어 오는 10월중으로 당서기 등 지역 대표 5명이 조천읍을 방문할 예정이다. 두 지역간의 교류는 중국 제주총영사관(총영사 장씬)과 제주한중교류협회(회장 양홍철)에서 주관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황태희 읍장은 "읍면 단위에서 첫 자매결연 요청 사례여서 성사 여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그 넓은 중국에서 조천읍을 알고 호의를 갖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라며 "우리의 농산물과 그 쪽의 수산물을 활용한 유통 등 서로 윈윈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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