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 넘쳐나는 중국인 관광객 명과 암

▲ 제주 중국관광시장의 양적 성장을 단순 숫자가 아닌 지역 관광산업 발전의 토대로 전환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제주시 연동의 바오젠 거리. 김용현 기자
조수입 1조5000억·상권 활성화 등 성과
저가관광 전락·지역사회 갈등 등 논란도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제주관광은 물론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도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인바운드 시장에 대한 지역경제 기여도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중국인 관광객 급증세는 최근 제주사회에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의 양적성장을 제주 해외관광의 질적성장을 위한 토대로 만들기 위한 해법을 시급히 마련해야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밀려드는 중국인 관광객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최근 5년 사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8월말 현재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130만464명으로, 전체 해외관광객 163만8687명의 79.4%를 차지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8명은 중국인이며, 국내 관광객을 포함해도 5명 가운데 1명은 중국인 관광객인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지난 2008년 17만4902명에 불과했던 중국인 관광객은 2009년 25만8414명, 2010년 40만6164명, 2011년 57만247명, 2012년 108만4904명 등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지난 8월8일 기록한 중국인 관광객 일일최고치인 1만7573명은 지난 2008년 한해 전체 관광객 수를 넘는 등 중국인 관광객 관련 통계가 잇따라 경신되고 있는 상황이다.
 
△ 중국인 관광시장의 양면
 
중국인 관광객의 양적성장은 제주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부분도 커졌지만, 그 이면에는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긍정적인 성과를 부정적인 결과가 뒤덮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관광 조수입은 5조5000억원이며, 이 중 외국인 관광객 조수입은 2조3000억원으로 분석됐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조수입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들로 인한 조수입은 1조5000억원 규모로, 전체 제주관광 조수입의 27%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또 2012년 제주방문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들의 1인당 지출비용은 215만원으로, 2위인 일본 188만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실제 제주시 신제주 일대와 중앙로 등 지역상권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요 고객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숙박시설과 전세버스 등 도내 관광업계도 중국인 관광객 특수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저가상품의 난립은 물론 무등록여행업체와 무자격가이드 등 불법영업이 성행하면서 제주를 저가관광지로 전락시키고 있는 등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여행사들은 중국 현지에서 관광객을 모객한 여행사에게 돈을 주고 중국인 관광객을 사고 있고, 이에 따른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질 낮은 음식과 숙박시설 제공에 무료 관광지만 방문하거나, 수수료를 챙기기 위한 쇼핑 강요 등으로 제주관광의 이미지를 왜곡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중국 자본들이 돈이 되는 제주관광시장에 진출, 소수의 중국자본 여행사가 도내 중국관광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물론 쇼핑업체, 숙박시설 등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제주관광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는 상황이다.
 
△ 질적 성장 전환 절실
 
제주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왜곡된 도내 중국인 관광시장의 변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를 비롯한 국내 관광산업에서 중국인 관광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각종 부작용 해소를 위해 우리나라 정부는 물론 중국 정부도 저가관광 상품 근절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차원의 대책과 함께 제주도와 제주관광 차원의 대책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중국 관광시장의 양적 성장에 맞춰진 관광정책에서 탈피, 질적성장을 위한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관광시장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저가상품 근절과 무등록여행업체 등 불법영업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이 이뤄져야 하며, 고부가가치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상품과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과 연계할 수 있는 관광상품 등을 개발해 지역경제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영헌 기자
 
인터뷰 / 문경호 제주관광공사 마케팅사업처장
 
"중국인 관광시장에 대한 질적성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문경호 제주관광공사 마케팅사업처장은 "중국 관광시장은 제주관광산업의 핵심시장으로 자리잡고 있고, 이는 더욱 확대될 예정"이라며 "질적인 변화를 선도하는 양적인 성장과정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며, 이는 결코 과소평가되면 안된다"고 밝혔다.
 
문 처장은 "중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제주관광에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관점은 제주관광의 기회와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 유치 경험은 앞으로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주도할 핵심 기반으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따른 실익을 왜곡시켜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문 처장은 "중국 관광시장을 양적관광에서 질적관광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청정 자연환경과 무사증 등 제주관광의 경쟁력과 함께 중국 관광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며 "또한 제주관광의 귀중한 고객으로서 중국인 관광객을 환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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