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포연대 진입로 계단 개설 놓고 주민-문화재위 논란
현재 덤불에 둘러싸인 상태…현상변경 2차 결과 주목

▲ 김동익 조천읍 부읍장이 가시덤불로 휩싸인 왜포연대와 신흥리 주민들이 요청한 진입로 개설 예정지를 가리키고 있다. 김철웅 기자
독특한 형태에다 원형이 비교적 잘 보전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조천읍 신흥리 왜포연대 진입로 개설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마을의 상징이자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왜포연대에 진입로를 개설,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신흥리(이장 김보홍) 주민들의 요구에 제주특별자치도문화재위원회는 '원형대로 보존'을 원칙으로 불허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리에 따르면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왜포연대는 현재 가시덤불 등으로 둘러싸여 접근할 수가 없어 체계적인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함은 물론 접근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됨으로써 가치가 높은 문화재가 사실상 사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흥리는 지역출신 손유원 의원이 확보한 조천읍 예산 2000만원으로 남동쪽 밭에서 연대로 이어지는 최단거리로 13m 길이의 돌계단을 설치하겠다고 신청했다가 지난 7월 문화재위원회로부터 불허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신흥리는 문화재의 효율적 관리와 가치 공유를 위해 최소한의 접근성은 확보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이번에는 계단의 재질을 '친환경적인' 황토포장으로 변경, 최근 도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신흥리 주민들은 "사실상 진입로가 없어 왜포연대 주변 잡목 제거 등 환경정비가 사실상 이뤄지지 못하면서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조건 안된다고 할 것이 아니라 부작용 최소화를 위한 방안 등을 조건으로 현상변경 허가는 나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리 784번지에 소재한 왜포연대(일명 고포연대)는 조선시대 조천진 소속의 연대로 동쪽의 함덕연대 및 서쪽의 조천연대와 교신했으며 독특한 형태 등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제주도 기념물 23-13호로 지정돼 있다.
 
외부 직경 7.6m·내부 직경 2.4m, 내~외벽 사이 1.8m에 외벽 높이 2.7m·내벽 높이 1.2m인 왜포연대는, 평면이 네모반듯한 모양의 일반적인 연대와 달리, 타원형의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으며 원형이 비교적 잘 보전된 연대로 평가되고 있다. 김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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