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어린이재단 공동기획, 단비] 32. 지적장애3급 희철이

▲ 하루에 한 번 희철이에게 호르몬 주사를 투여할 때마다 아버지는 아픈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호르몬 결핍 성장장애
통학·치료 아버지 몫
"좀 더 나은 환경 바람"


올해 16살 희철이(가명)는 지적장애가 있다. 희철이는 호르몬 결핍으로 성장장애가 나타나고 있는데다 복사뼈(복숭아뼈)가 뒤틀려 큰 수술을 받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안고 지내는 희철이를 볼때마다 어머니의 빈자리부터 경제적 지원까지 아버지는 가슴이 무너진다.
 
희철이는 매일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아야 한다. 9살때 성장호르몬이 생성되지 않는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 진단을 받은 후부터 지금까지 줄 곧 성장치료를 받고 있다.
 
성장호르몬 결핍으로 희철이는 또래에 비해 키가 작은데다 체지방 증가, 운동능력 감소 등 비특이적인 증상까지 보이고 있다.
 
희철이 아버지가 매일 저녁 일정양의 성장호르몬 주사를 투여하고 있지만 희철이의 팔에 선명한 바늘자국은 아버지에게는 아픔과도 같다.
 
더구나 2년 전 복숭아뼈가 뒤틀리고 굽어 제대로 걷지 못하면서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은데다 올해도 발 교정술과 고정장치 제거수술 등 치료를 이어가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꿋꿋이 이겨내는 희철이를 보며 아버지는 힘을 내보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희철이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며 가정형편이 급변하자 어머니는 희철이 곁에서 멀어졌다.
 
8살때부터 아버지만을 의지하며 단둘이 살고 있는 상황에다 주위에 돌봐줄 사람이 없어 희철이의 등·하교는 물론 병원 치료까지 아버지가 늘 곁에 있어야 한다.
 
게다가 조금만이라도 멀어지면 불안한 모습을 보여 생계비를 벌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재 살고 있는 집은 낡고 오래돼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핀데다 외풍도 심해 희철이의 건강이나 생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실정이다.
 
희철이 아버지는 "차라리 내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 힘들어 하는 아이에게 뭐라도 하나 더 해주고 싶지만 마음으로만 그쳐 늘 미안하다"며 "지금보다 조금만이라도 나아진 환경에서 아이와 함께 희망을 볼 수 있다면 더는 바랄게 없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후원 및 재능기부 문의=753-3703(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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