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시리즈 7차전서 두산 꺾고 3연패
벼랑 끝 기적 연출한 류중일의 '믿음 야구'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KS) 7차전. 삼성은 두산을 꺾고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통합 3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2011년, 2012년에 이어 3년 연속 정규리그 및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삼성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포효했다.

'삼성 왕조'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전문가들은 '시스템 야구'와 명장 반열에 오른 '야통' 류중일 감독의 리더십에서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은 올 시즌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고전했다. 투·타 슬럼프까지 겹쳐 9월 초 LG에 1위 자리를 넘겨주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의 뚝심은 위기에서 빛났다. '시스템 야구'로 막강한 백업을 구축한 삼성은 주전 공백을 메우면서 마지막 1경기를 남겨두고 정규리그 우승을 결정지었다. 이어 KS에서 1승3패로 몰렸지만 기어이 4승3패로 초유의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류 감독의 '믿음 야구'는 이번 KS 초반 크게 흔들렸다. 믿었던 투수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믿었던 타자들은 연신 방망이를 헛돌렸다. 그러나 류 감독은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앞으로는 잘할 것"이라며 라인업을 크게 흔들지 않았다. 삼성 선수들은 자신들을 끝까지 믿어 준 류 감독에게 우승으로 보답했다.

이승엽의 경우 KS 1차전부터 6차전까지 선발 출전하며 23타수 3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7차전에서 이승엽에게 6번 타자를 맡기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이승엽은 7차전에서 팀이 1-2로 끌려가던 5회말 1사 주자 만루에서 동점타를 터뜨리며 역전의 발판을 놓았다.

채태인에 대한 류 감독의 믿음도 빼놓을 수 없다. 채태인은 2011년 타율 0.220, 지난해에는 타율 0.207로 부진했다. 그러나 류 감독은 올 시즌 채태인에게 기회를 줬고, 채태인은 정규리그 94경기에서 타율 0.381로 '장외 타격왕'에 올랐다. 그는 KS 5차전까지 21타수 5안타(0.238)에 그쳤지만 중심타선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채태인은 마침내 6차전에서 짜릿한 역전 투런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7차전에서도 맹활약하며 류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4차전까지 14타수 1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던 박한이도 5, 6, 7차전에서 안타를 쏟아냈다.

차우찬은 지난해 6승7패2홀드 평균자책점 6.02에 그쳤지만 류 감독은 등을 돌리지 않고 재기를 기다렸다.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3경기에서 10승7패3홀드 평균자책점 3.26으로 맹활약한 차우찬은 KS에서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삼성이 1승3패의 벼랑 끝 위기에서 벗어나 7차전까지 갈 수 있었던 데엔 차우찬의 역할이 컸다.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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