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외국인 주축 '제주퓨리' 크리스마스 선물 나눔
보육시설 등에 전달…모금·자선활동 등 선행 '화제'

▲ 제주퓨리 회원들이 제주시청 한 카페에서 도내 보육원 아이들과 병원에 입원중인 환아들에게 전달할 크리스마스 선물을 포장하고 있다.
상업 문화에 밀려 퇴색됐다고 해도 '크리스마스'는 있었다. 적어도 600여명의 아이들에게는 '진짜'산타가 찾아왔다.
 
빨간 코의 루돌프 사슴도 멋진 썰매도 없지만 '사랑 나눔'에 뜻을 같이 한 사람들이 정성으로 만든 작은 기적이다.
 
그 중심에는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사회공헌단체 Jeju Furey Foundation(제주퓨리재단·회장 Mary Rogers)이 있다.
 
시작은 평범했다. 제주에 살다보니 주변 어려운 이웃에 저절로 눈이 갔다. 저마다 타향살이를 하는 처지에 누구를 돕는다는 일이 쉬울 리는 없었지만 '뜻을 모으면 이룰 수 있다'는 진리를 믿었다.
 
이들은 하나의 커뮤니티다. '제주퓨리'라는 이름은 있지만 당장 활동 중인 회원이 몇 명인지는 알 수 없다. 그 때 그 때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올해로 3번째 꾸리고 있는 'Christmas Orphanage Drive'도 마찬가지다.
 
한 달 전 홈페이지에 행사를 위한 자금 모금 공지를 띄운 뒤 양육시설과 병원에 장기 입원중인 아이들로부터 소원 리스트를 받았다. 올해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이들의 정성에 마음을 보태면서 선물 꾸러미가 묵직해졌다.
 
지난 22일 SNS를 통해 모인 회원들이 아이들의 소원 쪽지에 맞춰 선물을 포장했다. 24일 밤 산타 역할을 할 사람도, 25일 아침 크리스마스 파티를 함께 할 사람도 희망에 따라 결정됐다.
 
긍정의 기운은 나눌수록 커진다. 처음 보육원만을 대상으로 하던 것이 올해는 보육원 4곳과 함께 7개 병원이 포함되며 모두 616명의 어린이가 산타 선물을 받았다. 지난해만 해도 10명 남짓이던 산타도 올해 30명으로 늘었다.
 
메리 로저스 회장은 "누구를 돕겠다는 것이 아니라 나누자는 마음이 통한 것"이라며 "모금과 자선 활동을 통해 '제주에 산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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