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13일 이탈리아 토스카나 질리오섬 해안에서 대형크루즈선이 암초 충돌로 좌초됐다. 이 선박에는 70개국의 승객 4229명이 탑승해 있었고, 승객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좌초사고 당시 프란체스코 셰티노 선장이 위기상황에서 승객이 대피하기 전에 구명정을 타고 사고현장을 탈출해 큰 문제가 됐다.

특히 사고당시 셰티노 선장과 해안경비대장의 통신내용이 공개되면서 큰 비난을 받았다. 통신내용에서 해안경비대장은 구명정을 타고 철수하는 셰티노 선장에게 좌초선박에 가서 구조작업을 지휘하라고 명령했다. 셰티노 선장이 '어둡다'라는 등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머뭇거리자 해양경비대장은 '당신은 목숨을 구했지만 비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체들이 발견되고 있다, 빨리 가서 구조현장을 도울 것을 명령한다'고 다그쳤지만 선장은 결국 사고현장에 가지 않았다. 프란체스코 셰티노 선장은 승객 대피가 끝나기 전에 먼저 구명정을 타고 사고 현장을 빠져나가고, 사고현장으로의 복귀명령까지 무시한 것에 대해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반면 체슬리 설렌버거 기장은 2009년 1월15일 여객기 운항도중 새떼에 부딪혔고 인근에 작은 공항에 불시착하려 했지만 상황이 악화되자 과감한 판단으로 허드슨강에 불시착했다. 승객 150명과 승무원 5명은 모두 무사했다. 구조당시도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안전하게 배에 오른 것을 확인한 후 제일 마지막에 비행기에서 빠져나왔다.

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선장의 판단과 태도에 대해 수많은 말이 나오고 있다. 선장은 침몰사고 당시 탑승객보다 먼저 탈출한 것은 물론 침몰사고 당시 탑승객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안내해 대피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 등 무책임한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국어사전에서 선장은 '배의 항해와 배 안의 모든 사무를 책임지고 선원들을 통솔하는 최고 책임자'로 정의하고 있다. 그만큼 탑승객과 승선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자 책무이다. 선박이든 항공기든 모든 기관·조직이든 최고책임자가 이러한 기본을 지키지 않는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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