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물때 감안하면 수색작업 환경 나아질 듯

침몰 닷새째인 세월호 선체 내부에서 시신들을 잇따라 발견해내는 등 수색 작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0일 오전 9시 30분쯤 남성 시신 3구가 수습됐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밤부터는 선체 내부에서 13구의 시신이 한꺼번에 발견됐다. 
 
그동안 사고 해역에 떠오른 시신을 수습해왔지만, 이제는 선내에 진입해 시신을 수습하기 시작한 것. 
 
우선 전날 새벽 5시 50분쯤 4층 격실 부근에서 유리창 너머로 발견된 시신 3구를 밤 11시 50분쯤 잠수부들이 유리창을 깨고 선내에 들어가 수습했다. 
 
수습된 3구의 시신은 모두 단원고 남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0일 새벽 5시 35분쯤부터 약 15분 동안 시신 4구가 수습됐고, 오전 7시 40분부터는 6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렇게 20일 아침 동안 수습된 10구의 시신은 남성 8명과 여성 2명으로, 선내 3층과 4층 사이 격실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에 발견된 3구의 시신까지 고려하면 침몰 닷새째를 맞은 20일 오후 1시 현재 사망자는 50명으로 늘어났고 실종자는 252명이다. 
 
이런 가운데 사고대책본부는 20일에도 함정 204척, 항공기 34대를 이용해 선체 주위 해역을 수색하겠다고 밝혔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이날 오전 10시 진도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현재 선체로 진입하는 수중 루트가 5개가 설치됐고 계속 개척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민관군이 합동으로 개척한 수중 루트는 뱃머리 2곳과 배 옆 중앙부 1곳 등이며, 나머지 해군이 설치한 2곳은 정확한 위치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고명석 국장은 설명했다. 
 
고 국장은 "여러 수중 루트가 개척된 만큼 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선내 수색도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체 내에 진입할 수 있는 루트가 개척돼 선내 수색이 보다 쉬워진만큼 잠수부 563명을 투입해 집중 수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부 실종자 가족 등을 중심으로 선체를 인양하거나 선체에 구멍을 뚫거나 잘라내서 진입하는 방안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고대책본부는 생존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잠수부 선내 진입 방식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신은 계속 발견되고 있지만, 아직도 생존자 구조작업에는 진척이 없는 게 현실이다. 
 
벌써 세월호가 침몰한 지 약 백 시간 가까이 흘렀는데도 구조작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뭘까. 
 
역시 사고 해역의 악조건 때문에 배에 접근하기조차 쉽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사고 해역인 맹골수도는 근처에 있는 울돌목 다음으로 조류가 셀 뿐 아니라 해저에서 조류에 휩쓸려 떠오른 펄 진흙 때문에 가시거리가 약 20cm를 넘지 못한다. 
 
그나마 배 안에 공기가 모여있다는 에어포켓만이 생존자가 남아있을 유일한 희망이지만, 이마저도 비관적인 전망만 흘러나오고 있다. 
 
에어포켓이 정말 있는지, 있다면 대체 어디에 있는지 전혀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또 에어포켓에 일부 생존자가 모여있더라도 전문가들이 제시한 생존 한계시간에서 벌써 20여 시간 넘게 지났다. 
 
게다가 전날부터 배까지 기울면서 더 깊이 가라앉아 악재들이 겹치고 있어 갈수록 생존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수색작업에 장애물만 남은 것은 아니다. 
 
우선 기상청은 오는 25일까지 이곳 날씨가 점차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수색작업의 가장 큰 장애물인 유속도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물살이 빠른 사리 때지만, 22일이 되면 사리 때보다 유속이 40%가량 느려지는 조금 때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시신이 발견된 시각을 되짚어보면, 6시간마다 한 번씩 물의 흐름이 느려지는 정조 시간대에 몰려있다. 
 
따라서 이번 주 정조시간에는 수색작업에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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