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동반주자 자원봉사 눈길
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 8명 지원

▲ 제주사랑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 회원 8명은 제주대 가이드러너와 함께 뛰어 눈길을 끌었다. 특별취재팀
'좀' 뛰고 '잘' 뛰는 것 보다 '함께' 뛰어 행복한 사람들에게 기록은 숫자에 불과했다.
 
제주사랑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 회원 8명의 '봄'은 훈훈했다. 이날 처음 만난 탓에 '호흡'이라고는 기대도 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가이드러너(동반주자)'를 자처한 학생들의 마음에 저마다 목에 '금메달'을 건 기분이 됐다.
 
달리기는 시각장애인이 마음껏 할 수 있는 운동 중의 하나다. 동반주자만 있으면 어디든 뛸 수 있지만 제주는 그 기반이 취약하다. 지난해 대회에서도 일부 회원이 현장에서 동반주자를 섭외했을 정도다. 올해도 '혹시나'하는 마음에 제주대학교 게시판에 '동반주자 참여' 글을 올렸는데 무려 8명이나 손을 들어줬다. 이중에는 올해 대학에 들어간 새내기도, 대학생 자격을 벗은 졸업생도 있다. '친구 따라' 대회에 참가한 간호학과 3학년 현주희·고은비 학생도 그 일원이다. 출발에 앞서 몇 가지 중요한 요령을 배웠지만 대회 참여 자체가 처음인 학생들은 노심초사 서로 쳐다보기 바빴다. 걱정도 잠시, 결승선을 넘어선 학생들은 붉게 상기된 표정에 "잘 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 두 학생은 "뛰면서 길안내까지 하느라 숨이 너무 찼다"며 "손목이 아니라 마음을 연결한 느낌이 들어 더 힘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사랑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 한봉훈씨(48, 시·청각 중복장애)는 "서툴러서 미안하다고 했지만 달리면서 다른 사람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덕분에 이렇게 뛸 수 있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고 고마워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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