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윤 제주관광대학교 호텔경영학과 교수, 논설위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나서 요즘은 생각이나 마음이 너무 헝클어져 집중하기가 힘들다. 이번 사고와 관련된 당사자인 생환자나 희생자 그리고 실종자의 가족 모두는 얼마나 비통하고 힘들고 어려울 것인지 필설로 표현하기가 힘들 것이다. 고통 그 자체일 것이다. 감히 위로의 말을 전하는 것조차도 죄스럽고 어렵다. 며칠 전 대통령의 사과 담화가 있었지만 진정성을 더 담아냈어야 한다는 얘기가 주변에서 많이 들린다.

이 형국에 무엇인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 감지되는 것은 나 혼자 만의 쓸데없는 불안감인지 지나친 조바심인지 모르겠다. 또한 공권력이 민생이나 국민의 안전을 위한다기 보다는 정권의 안위를 호위하는 것으로 비춰 지는 것도 걱정스럽다.

청와대나 정부 심지어 일부 정치인과 언론까지 차마 하기 어려운 얘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균형 잡힌 시각이 아닌 한 쪽으로 너무 치우친 모습이다. 깊어지면 이는 고통스럽고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이번 세월호 참사도 평형수에서 시작됐다. 지나친 탐욕과 운영으로 배의 복원력을 유지하는 평형수를 쏟아 버리고 무리한 증축과 과적으로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배의 평형수는 배가 한 쪽으로 기울어질 경우 복원력을 발휘해 배의 균형을 잡고 정상상태로 복원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중요한 중심체다.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평형수를 가증스런 어른들이 탐욕과 맞바꾸고 그 탐욕은 너무나 큰 희생으로 나타난 것이다. 실로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이 사회에서도 평형수를 쏟아 버리려하는 많은 시도들이 목격된다. 부의 평형, 권력의 평형, 의료·복지의 평형 등이 사회 곳곳에서 무너져 내리려는 조짐이 있다. 가진 자와 없는 자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힘 있는 자와 없는 자들 간의 사회 형평성 차별이 더 심해지고 있다.

또한 의료 민영화나 공공재의 민영화는 앞으로 어떠한 괴물로 우리에게 나타날지 무섭기 조차하다. 이러한 사회에서 균형 잡힌 시각과 역할을 해야 하고 깨어 있는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 바로 국민들이다. 사회의 균형을 잡는 평형수가 버려져서도 안 되고 일방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쳐져서도 안 된다. 이는 사회를 향한 경고와 예보를 보내는 것이다.

또한 언론의 평형수도 잘 살펴봐야 한다. 일부 언론의 한쪽으로 치우친 기사와 보도 내용은 이 사회에 분열과 적대감을 조장하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국민의 심기를 헤아리기 보다는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미 국민들은 언론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린 상태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언론에서 균형을 이룬 기사와 보도가 나오도록 평형수가 부족하지 않게 항상 채워져 있어야 할 것이다.

어린 희생자들이 마지막까지 이 사회의 기다리라는 말을 믿고 지키다 생긴 이 참사에 어떻게 책임지고 반성을 할 것인가. 이번 기회에 정부는 사회의 평형수가 늘 채워져 있도록 한 차원 높은 진정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그 평형수를 건드리려 하거나 훼손하려는 자들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저 무섭도록 차가운 바다 속에서 아직도 우리를 기다리는 십여명의 실종자들이 있다. 그들이 다 구조될 때까지는 끝난 일이 아니다. 진행형이다. 끝으로 세월호 희생자들께서는 더 이상 탐욕과 편 가르기가 없는 세상에서 자유롭고 아름다운 꿈을 꾸며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