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는 색(色)과 관련한 이야기나 단어가 많다. 신문을 뒤적이다보면 ‘증권가에 단풍이 들었다’는 말이 있다. 주가 상승 종목이 많다는 얘기다.

미국은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파란색이고 내리면 빨간색이다. 똑같은 빨간색을 보고 미국 언론은 “시세판에 유혈이 낭자하다”고 통탄한다.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 긴박한 곳인 만큼 사용되는 색도 파랑·빨강·노랑·검정 등 원색이 많다.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여러가지다.

일단 블루칩의 어원에 대해서는 트럼프 포커에서 쓰이는 칩 중 가장 비싼 칩이 파란색인데서 유래됐다는 ‘카지노설(說)’과 미국 소 품평회장에서 우량 판정을 받은 소에게 파란 천을 둘렀다는 데서 유래됐다는 ‘소(牛)설’이 있다.

유래에서도 알 수 있듯이 통상적으로 수익성과 성장성, 안전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주요 산업에 속하고 업계에서 유력한 지위에 있는 주식을 ‘블루칩’이라고 한다.

‘옐로칩’은 주식시장에서 블루칩에 비해 가격이 낮고 업종내 위상도 블루칩에 못미치는 중저가 우량주를 말한다. 블루칩보다는 시가총액이 작지만 재무구조가 안정적이고 업종을 대표하는 우량 종목들로 구성된다. 사는데 대한 가격 부담이 적고 유동물량이 많아 블루칩에 이은 실적장세 주도주로 평가받고 있다. 99년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순수(?)하게 국내 증시에서 만들어낸 신조어다.

‘레드(red)칩’이나 ‘블랙(black)칩’은 카지노와 상관이 없다.

중국 관련주를 뜻하는 레드칩은 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두고 중국과 인연이 있는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며 나온 말로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주식을 말한다.

블랙칩은 탄광이나 석유 등과 관련된 종목을 말한다. 석탄이나 금광을 개발하는 종목 또는 석유를 원자자래 쓰거나 탐사하는 업체에서 최근에는 개념을 확대해 에너지에 관련된 종목을 통칭한다.

흔히 대공황 때로 착각하기 쉬운 ‘블랙(black) 먼데이’는 1987년 10월19일 미국 증시가 대폭락한 날로 지금까지도 증시 대폭락을 대표하는 말로 쓰인다. 과거에는 주가하락을 검정색으로 표시했기 때문.

더 무시무시하게 들리는 ‘레드(red) 먼데이’는 미국 증시가 월요일 붉은 전등을 켜며 개장하는 것에서 유래된 말로 ‘증시가 개장하는 월요일’의 별칭이다.<고 미 기자> 도움말=김영민 메리츠증권 제주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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