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0.25 재보선 이후 정국 수습책을 놓고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후보 조기가시화에 대한 논의는 정기국회 이후로 미룬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는 반면, 당정개편 시기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정개편
당 정 청 쇄신 시기와 폭에 대해서는 당내 정파에 따라 입장이 엇갈리면서 파워게임 양상으로까지 번져 여권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열린정치포럼은 이날 오전 김근태(金槿泰) 임채정(林采正) 정동영(鄭東泳) 장영달(張永達) 김성호(金成鎬) 임종석(任鍾晳) 의원 등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선(先) 당정쇄신 후(後) 전대시기 논의"로 결론을 내렸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조기 가시화론은 국면을 전환시키고 재보선 결과를 외면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지금은 전면쇄신을 통해 대통령이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결단을 내릴 때이며, 전면적 당직개편과 대표의 완전중립, 당청간 오해의 해명, 예산안통과에 필요한 인원을 제외한 경제팀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중권(金重權) 최고위원도 "조기가시화는 당의 관심사이지 국민의 관심사가 아니다"며 "(당정쇄신은)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며 조기 당정개편을 주장했고, 초선개혁파 모임인 `새벽21" 회장 박인상(朴仁相) 의원은 "당정개편은 연말전에 반드시 해야 하며, 선거결과에 답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정치모임 소속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한발짝 더 나아가 "괜히 당정개편을 건의했다가 실망하기보다는 민주개혁세력이 연대, 당내 기득권세력을 힘으로 눌러서라도 빼앗아와야 한다"며 개혁세력의 세력화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은 "개편한지 2개월도 안됐는데 손댈 타이밍이 아니며 대통령이 판단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이 위원의 측근인 원유철(元裕哲) 의원은 "연말에 대대적인 개편을 하고 정치일정을 논의하는 것이 옳다"며 즉각적인 당정 개편론에 반대의견을 밝혔다.

동교동계 이훈평(李訓平) 의원도 "정기국회 중에는 어차피 당정개편을 하기 어렵고, 지금 개편을 한다해도 몇 달이나 가겠느냐"며 반대했다.

◇후보 가시화
민주당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한광옥(韓光玉) 대표 주재로 확대간부회의를 갖고 정국수습 방안을 논의, 후보 조기가시화 문제는 정기국회가 끝난 뒤 연말에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후보 조기가시화 문제는 정기국회가 끝난 후에 논의돼야 할 문제"라며 "이 문제는 언제 어떤 방법으로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이 좋을지 대선전략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해 전당대회 시기논란을 현시점에서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도 "지금은 조기가시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전당대회시기에 따른 득실을 전략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동안 조기가시화를 강하게 주장했던 이훈평 의원도 "처음부터 나는 정기국회 후 연말에 가서 논의하자는 입장이었다"고 말해 전당대회 및 후보가시화 논란은 급속히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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