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9일 여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차기 대선후보 조기가시화"에 대해 "10.25 재보선에서 나타난 민심에 역행하는 처사"라며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이날 이회창(李會昌) 총재 주재로 열린 총재단회의에서 "이번 재보선 결과는 국정실패와 정권의 도덕성 붕괴에 대한 성난 민심의 표출이었다"며 "그런데도 여당은 재보선 패배의 충격의 해법을 대선후보 조기가시화 문제에서 찾으려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당직자들은 회의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이제 국민의 대표로서, 공명선거에 대한 국민신뢰 담보를 위해 당적 이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는 후문이다.

한 당직자는 "여권이 성난 민심을 달래기보다 대권놀음에만 몰두하면 나라는 어떻게 되겠느냐"면서 "이 총재가 이미 밝힌 것처럼 대통령은 여당 총재직을 떠나 공정하게 선거관리를 한다는 자세를 보이는 게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도 "10.25 재보선 이후 집권여당이 보이고 있는 행태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면서 "본질을 외면한 채 엉뚱한 당내 권력투쟁에만 몰두하는 인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지금 집권여당에 필요한 것은 권력재창출 방안 모색이 아니라 도덕성회복과 마비상태에 있는 국정시스템의 개혁, 인적쇄신 작업"이라며 "권력연장에의 집착을 버리고 국가 살리기에 나서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당정개편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당정개편을 통해 국민을 위한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 확보도 서둘러야 한다"고 조기 당정개편을 촉구했다.(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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