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영상위 27일 한국-벨기에전 상영
220여명 도민들 '기적' 실현위해 응원

▲ 한국이 계속되는 찬스 상황에서도 골을 터트리지 못하자 아쉬워하고 있는 관객들의 모습. 고경호 기자
아쉬움이 가득 묻어난 탄식만이 이어졌다. 관객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승리보다는 시원한 한 골을 염원했지만 기다리던 골은 결국 터지지 않았다.
 
제주영상위원회는 27일 오전 4시부터 제주영화문화예술센터(옛 코리아 극장) 1관을 개방해 한국과 벨기에의 조별리그 최종전 중계화면을 스크린을 통해 상영했다.
 
지난 18일 러시아전과 23일 알제리전에 이어 세번째로 마련된 이날 상영에는 220명의 도민들이 16강 진출이라는 기적을 함께하기 위해 아침잠을 포기하고 자리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처럼 심판의 휘슬과 함께 큰 박수로 대한민국을 응원하기 시작한 관객들은 한국의 계속되는 찬스에 서서히 열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특히 전반 44분 벨기에의 드푸르 선수가 김신욱의 발목을 고의로 밟아 퇴장 당하자 마치 우리 선수가 득점을 한 것 마냥 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한국 대표팀이 지난 경기와는 다른 공격 전개와 함께 수적 우위까지 점한 채 전반전이 종료되자 관객들은 승리를 넘어 16강 진출이라는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대학생 고인성씨(20)는 "후반전에는 분명 한국이 많은 골을 터트리며 승리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며 "현재 러시아가 알제리를 1-0으로 이기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16강 진출 역시 확신한다"고 전반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후반전에 돌입한 한국 대표팀은 전반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벨기에의 골망을 흔들기 위해 노력했다.
 
관객들 역시 스크린에 시선을 집중한 채 좀처럼 터지지 않는 한국의 골을 숨죽여 응원했다.
 
그러나 연이은 찬스에도 득점에 실패하면서 시간은 계속 흘러갔고 알제리의 동점골 소식까지 전해지자 영화관의 열기는 일순간 가라앉기 시작했다.
 
▲ 한국이 후반 33분 벨기에의 얀 페르통언에게 골을 먹히자 한 커플이 얼굴을 가리며 아쉬워하고 있는 모습. 고경호 기자
결국 후반 33분 벨기에의 얀 페르통언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자 일부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영화관을 나가기도 했다.
 
이후에도 한국 대표팀이 찬스를 살려내지 못하자 영화관에는 아쉬움 가득한 탄식이 이어졌고 일부 관객들은 스크린 속 선수들을 향해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그렇게 경기는 1-0으로 종료됐고 관객들이 한 마음으로 고대하던 기적은 끝내 실현되지 않았다.
 
제주여중 김보연 학생(16)은 "손흥민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잠을 포기하고 영화관을 찾았다"며 "비록 한국선수들이 경기에는 졌지만 너무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대표팀을 위해 항상 응원하겠다"며 선수들을 위로했다.
 
같이 온 국정연 학생(16) 역시 "지난 두 경기보다는 휠씬 내용이 좋았다"면서 "무엇보다 영화관에서 친구들과 함께 모여 응원해서 너무 재밌었다. 한국 경기는 이제 끝났지만 다음 월드컵이 벌써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경호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