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아 NH농협은행 노형지점 계장

"은행 안이 왜 이렇게 더운 거야?"
 
"죄송합니다. 고객님 여름철에너지 절약을 위해 에어컨 사용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불편하시겠지만 이해 바랍니다. 여기 부채하나 준비했습니다. 고객님"
 
최근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은행 객장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예전 같으면 에어컨이 시원하게 틀어져 여름철 최고의 피서지라던 은행이지만 여름철 성수기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면서 고객님들이 불평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농협에서도 최근 계속되는 에너지난에 대비하여 실내온도를 28도를 유지하고 있다. 혹시나 고객들이 은행이 고객서비스에 소홀하다고 오해하지는 않을까 하고 노심초사하면서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느라 애를 먹는 경우도 있다.
 
몇 해 전부터 여름마다 계속된 심각한 전력부족으로 벌어지는 블랙아웃의 위기, 원전가동 중단 사태 등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모두가 느끼고 경험해 오고 있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본다. 신나게 뛰어 놀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시원한 등목으로 땀을 식히고 선풍기 하나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수박을 먹으며 오순도순 여름밤을 보내곤 했다.
 
그 시절 에어컨은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름에는 당연히 덥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지 좀 더 시원함을 찾기 보다는 더위자체를 즐겼던 여유가 있었던 것 같다.
 
계속되는 온난화 속에 에너지를 아끼면서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방이나 핸드백 속에 부채하나 쯤은 갖고 다니면 어떨까.
 
내 집과 직장에서 불필요한 전등이 켜져 있지는 않는지, 문을 열어놓은 채 에어컨을 사용하는 건 아닌지 등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에너지 절약에 대한 지혜와 관심,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곧 에너지 대란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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