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준 극작가 「더 복서」

"정의는 힘이야. 이기는 자가 정의가 되는 거지. 그래서 누구나 챔피언이 되길 원하는 거야"('더 복서' 중에서)

4·3이 빨갱이라는 시선, 삼청교육대 등 정의가 없다고 외치는 권성태의 말에 권창렬은 매끄럽게 응수했다.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권투선수가 나가야 할 길이다.

제주출신 강용준 작가가 다섯 번째 희곡집 「더 복서」를 발간했다.

이번 희곡집에는 정의라는 이름의 폭력과 인간애를 그린 표제작 '더 복서', 일그러진 인간의 욕망의 종말을 그린 '코뿔소', 사제의 파계 그리고 관용과 사랑을 노래한 '프리지아 향기', 장한철의 표해록을 소재로 한 '창파의 꿈을 싣고', 태풍을 넘는 두 인간의 우정과 의리를 그린 '무이파' 등 다섯 편의 희곡이 실렸다.

강 작가는 그간 제주4·3과 신화, 해녀 등 제주를 소재로 한 작품에 천착해왔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인간의 본능과 보편적인 심리를 다룬 작품들을 여럿 선보이면서 작품세계의 변화를 예고했다.

한편 제주연극·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강 작가는 1978년 연극의 전문화를 표방하며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극단이어도'를 창단했고 1987년 월간문학 신인상 수상으로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문학의식·1만2000원. 김영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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