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갈 길이 먼 '안전한 해수욕장'

▲ 이안류와 해파리 쏘임사고 등에 대한 안내가 미흡하고 야간에 음주수영과 무분별한 불꽃놀이 등으로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등 도내 해수욕장 안전관리에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관광객 등이 9일 함덕서우봉해변에서 야간 해수욕을 즐기고 있는 모습. 김영모 기자
중문색달해변 이안류 빈번
안내 미흡 이용객 위험노출
해파리 쏘임사고 불감증도
화약냄새 진동 전쟁터 방불
 
"방문 전 이곳에 대해 검색하다 이안류에 대해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근데 막상 와보니 대처 안내판은커녕 현수막조차 걸려 있지 않아 조금은 어리둥절합니다"
 
9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에서 만난 고지은씨(41·여)는 물놀이에 정신없는 아이들을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입욕 통제가 해제된 낮 1시의 중문색달해변은 태풍의 영향으로 크고 작은 파도가 쉴 새 없이 들이닥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종합상황실에서는 이안류에 대비해 수영 경계선을 새로 조정하는 등 안전 조치에 분주한 모습이었지만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즐거움만 가득했다.
 
고씨는 "해변의 위험성을 이용객들에게 알리지 않고 행정과 경찰만 긴장한 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며 "이러다 갑작스레 이안류가 발생하게 되면 이용객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워할지 상상조차 안된다"고 걱정했다.
 
제주시 협재해변 역시 최근 해파리 쏘임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여전히 안전불감증에 노출된 모습이었다.
 
해파리 출현 시 주의사항을 알리는 안내판은 단 한 곳에만 설치돼 있었으며 이마저도 바닥에 넘어져 있는 등 안전 관리 미흡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더욱이 안내판은 한글로만 표기되면서 외국인 방문객들의 안전은 뒷전인 상황으로 이는 금능으뜸원·이호테우·함덕서우봉해변 등 도내 주요 해변 모두 마찬가지였다.
 
▲ 밤 10시까지 개장하고 있는 함덕서우봉해변이 일부 이용객들의 무분별한 불꽃놀이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고경호 기자
야간에 개장되는 해수욕장들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날 밤 11시의 함덕서우봉해변은 연신 터트려대는 불꽃놀이로 진한 화약 냄새와 함께 뿌연 연기가 가득했다.
 
더욱이 불규칙한 방향으로 퍼져나가는 불꽃들이 모래사장에서 뛰노는 어린이들 위로 날아다니는 등 위험한 상황도 자주 연출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통제는 전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자정이 넘은 시각 이호테우해변 인근 방파제는 배가 드나들 만큼 수심이 깊지만 술 마시고 바다에 뛰어드는 사람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는 등 '안전 사각지대'로 전락한 야간 해수욕장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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