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1일 당무회의에서는 당정쇄신 파문에 대한 소장.개혁파와 동교동계 구파간 시각차와 대립 양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설전과 고성이 오갔다.

특히 회의에는 당무위원이 아닌데도 동교동계 구파인 조재환(趙在煥) 박양수(朴洋洙) 의원이 모습을 나타내 회의 시작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간 공식적 대응을 자제했던 동교동 구파 의원들은 소장.개혁파의 행동이 당의분열을 조장하고 `동지에게 칼을 겨누는 것"이라며 일제히 비판했고 소장.개혁파 의원들은 "즉각적인 쇄신이 없는 한 희망은 없다"면서 쇄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다만 소장.개혁파 의원들이 31일 논란을 거듭한 끝에 서명운동 철회 등 집단행동은 자제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쇄신 파문이 다소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듯 양측이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논전은 범동교동계인 안동선(安東善) 전최고위원이 포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그는 "동교동계 및 청와대 일부 인사들에게 문제가 있다"면서 쇄신 주장에 일부공감을 표시했다.
안 전위원은 그러면서 "당내에는 최고위원회의를 해체하라는 소리도 있다"며 당지도부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균환(鄭均桓) 특보단장도 "당내 일부에서는 최고위원회의를 해체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최고위원들이 이런 소리를 듣고 있느냐"면서 당 지도부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 회의장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그러자 동교동계 구파인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개혁파인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을 겨냥해 "구속된 언론사주에게 면회까지 가면서 인기관리에만 전념하고 있다"면서 "당을 위해 헌신해야지 개인의 이익을 위해 행동해서는 안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교동계는 평생 민주화를 위해 헌신해온 사람들"이라며 "이제는 무엇보다 당의 단결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근태 최고위원은 "나에 대한 인신공격은 유감이지만 이 자리에서 반박하지는 않겠다"면서 직접적인 대응을 삼갔다.

이어 개혁파인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쇄신 요구과정에서 특정인사가 거명된 것은 유감이지만 쇄신요구가 동교동과 비동교동간의 대결은 아니다"면서 "당정쇄신이 안되면 당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완강한 자세를 보였다.

추미애(秋美愛) 의원도 "일부 거명된 인사들이 공식직함을 갖지는 않았지만 책사역할을 하고 있어 당의 공식기구가 배제되고 있는 것"이라며 공식기구를 통한 당무운영을 주장했다.

범동교동계인 이윤수(李允洙) 의원도 "동교동계 일부인사들에게 문제가 있다는소리가 있는 만큼 이들은 배제돼야 한다"면서 쇄신파의 주장에 동조했다.

회의에 앞서 이윤수 의원은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권노갑(權魯甲) 전최고위원, 박지원(朴智元) 청와대정책기획수석, 교육장관을 지낸 이해찬(李海瓚) 의원은 자진해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정작 회의에서는 `거론되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익명을 사용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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