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 관광산업 호황 지역업계는 시큰둥

▲ 최근 제주 관광산업 호황에도 불구하고 고용의 질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커졌고, 부가가치 창출에 반해 지역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는 '불균형 심화'가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내국인 면세점
한은 제주본부 제주방문 관광객 경제파급효과 분석
외형 성장 속도…고용 질 떨어지고 기업 잉여만 증가
중국 시장 편중 따른 관광지출액 정체 등 효과 저조
 
'제주 관광산업 호황'이란 평가에 대해 정작 지역 관련 업계의 반응이 시큰둥했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0일 발표한 '제주방문 관광객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자료는 외형 성장의 속도감만큼 고용의 질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커졌고, 부가가치 창출에 반해 지역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는 '불균형 심화'로 정리된다.
 
# 관광종사원 임금 열악
 
제주는 제조업 기반이 약한 지역 사정을 감안, 성장 동력으로 '관광산업'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지역 방문 관광객에 의한 관광수입은 3조 7000억 원으로 제주지역 총산출 액의 14.9%에 이르는 등 1차 산업을 앞질렀다.
 
제주방문 관광객에 의해 유발된 도내 관광산업 평균 종사자수는 2013년 3만2000명으로 지난 2007년 이후 1만 2100명, 연평균 1700명 정도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산됐다.
 
수치상 선전과 달리 관광산업 종사자 임금이 타 업종에 비해 낮은 등 일자리 질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도내 관광산업의 1인당 연평균임금은 2013년 1820만 원으로, 2008년 1370만원과 비교하면 24.7% 늘었다. 하지만 제조업(2170만원)과 건설업(1900만원)에는 못 미치는 사정은 여전했다.
 
관광 특성 상 대부분 고용이 숙박과 음식점업에서 많이 이뤄지다 보니 임금이나 고용 유지 등 처우에 있어 열악한 특성만 부각되는 결론에 닿았다.
 
# 수익 역외 유출·유치 치중 관광 전략 허점
 
제주 방문 관광객 증가는 지역 관광수입과 고용증대, 사업체의 이익창출 등 역내 부가가치 창출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을 통해 관광산업 개별기업이 얻은 이익은 2006년 평균 620만원에서 2013년 1970원으로 갑절 이상 늘었다.
 
하지만 부가가치 요소 소득 분석에서 피용자보수 비율이 2006년 54.6%에서 지난해 48.7%, 고정자본 소모 비율도 16.4%에서 13.5%로 감소한 반면 기업 내 영업잉여는 27.1%에서 36.2%로 확대, 관광 수익의 지역외 유출 우려를 확인시켰다.
 
지역에서의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2013년 33만 8000원으로 2006년 25만 2000원에 비해 25.4%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4.2%로 전체 관광수입증가 속도에 비해 떨어졌다. 그 이유로 '중국 쏠림'이 지적됐다. 내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이 2006년 21만4900원에서 지난해 27만3400원으로 늘어나는 동안 외국인 관광객은 81만900원에서 57만5900원으로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 시장 흐름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직항노선에서 크루즈로 유치 창구가 달라졌다. 고 미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