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제주한라병원장

국내 의료서비스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외국인환자 유치를 확대해 의료서비스산업을 미래 발전 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다. 
 
국내 연구기관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의료관광 산업규모는 2004년 400억 달러에서 2012년 100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했고, 2015년에는 13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차세대 블루오션이라는 것이다. 
 
2009년 국내 의료법 개정 이후 우리나라 의료관광객은 연평균 37.3%, 진료수입은 연평균 63.5% 증가했다. 지난해 의료관광 수입 규모는 3억430만 달러다. 체제비등 진료외 수입까지 합하면 총수입규모는 갑절로 껑충 뛴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다녀간 외국인 환자는 21만1218명. 국적별로는 중국이 26.5%로 가장 많고, 미국 15.5%, 러시아 11.4%, 일본 8%, 몽골 5.7% 등 순이다. 해외환자 유치가 처음 허용됐던 2009년에 비해 중국이 크게 늘었고 러시아·몽골 환자가 증가세인 반면 미국·일본은 감소세다. 최근에는 아랍권에 한류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중동지역 환자 유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세계 의료관광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OECD 34개국 중 19위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을 감안한다면 관련 규제 완화 및 정책적 지원 등 의료관광 활성화 대책의 추진 여하에 따라 의료관광산업의 비약적 성장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의료관광 시장을 겨냥한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쟁도 뜨겁다.
 
지난 3월 전국 최초의 의료관광특구로 지정된 서울 중구는 명동 등 5개동 일대 특구지역 56만3867㎡에 2017년까지 314억원을 들여 해외환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한 주요 사업을 추진한다.
 
부산시는 다음달부터 의료관광산업기획단을 출범해 2020년 외국인환자 20만명 유치와 아시아 3대 의료관광 도시 진입을 목표로 '글로벌 의료관광 인프라 확충 사업'을 추진한다.
 
'메디시티 대구'를 선포한 대구광역시는 최근 대구의료관광진흥원을 출범해 의료관광 유치를 위한 병원 및 관광인프라 구축, 해외 의료서비스 개선, 해외거점 확보 등의 사업을 펼치며 '의료특별시'를 목표로 뛰고 있다.
 
올해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의료관광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된 대전광역시는 러시아 의료관광객 1500명 유치를 목표로 러시아 청소년, 부모를 대상으로 의료와 한류를 연계한 '한류 의료관광 캠프' 프로그램을 개발, 추진하고 있다.
 
전방위적인 외국인환자 유치를 통해 의료관광의 메카로 발돋움하겠다는 인천광역시는 최근 10만명에 이르는 주한미군 및 군무원 등을 대상으로 인천상륙작전을 스토리텔링한 의료관광 상품을 선보였다.
 
의료관광은 이제 21세기 첨단산업의 큰 물줄기로서 성장이 기대된다. 기대수명 연장으로 질좋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의료시장 개방으로 인해 소비자의 국제적 이동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체류기간이 길고 체류비용이 큰데다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조류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제주지역내 민·관이 힘을 모아 의료관광이 지역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동력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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