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 출신의 시인 두 명이 각각 시조집을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구엄 출신 문순자 작가의 「아슬아슬」과 하귀 출신 김영란 작가의 「꽃들의 수사」가 바로 그것이다.

 

두 작가는 각각의 시조집을 통해 공통적으로 4·3의 상처를 여자로 빗대어 표현했다.

 

제주의 삶과 역사에서 시적 지평을 꾸준히 열고 넓혀온 문 작가는 책을 통해 "제주에서 여자로 사는 것은 극한적 인고를 거친 삶의 증명"이라고 말했다.

 

특히 구엄마을은 염전의 고장으로 '여자에게 대물림 되는 노동의 고통'을 시적으로 풀어냈다. 역경을 감싸 안고 둥글어지는 강인한 제주 여자를 '천일염'으로 빗대기도 했다.

 

김영란 작가는 시 '이비외솔'을 통해 4·3의 아픔을 드러냈다.

 

화마가 쓸어간 나무숲 사이 앙상히 서 있는 한 그루의 나무를 보며 4·3의 아픔을 간직한 외로운 제주인의 삶을 풀어냈다.

 

특히 시 '겨울 후투티'에서는 다문화 공동체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함께 살고 있지만 다문화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비유해 '분단'이라고 표현하며 '공동체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학사·1만원. 김동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