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철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학자문위원

스트레스를 견디는 마음의 힘은 감기를 이겨내는 우리 몸의 힘과 비슷하다. 질병에 대항하는 힘인 정기(正氣)가 탄탄할수록 감기를 잘 이겨내듯이, 스트레스도 면역력이 좋은 사람일수록 잘 이겨낸다. 그래서 감기가 잦은 아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문제가 자꾸 생기는 아이나 항상 치료의 기본은 면역력인 정기를 기르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견디고 넘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감기를 이겨내는 연습을 콧물, 기침이나 열의 증상이 나타날 때 하듯이,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연습도 그러한 상황을 있을 때마다 해야 한다. 
 
아마 아이들에게 처음 주어지는 스트레스는 목을 가눌 정도가 됐을 때 바닥에 엎드려서 내려놓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는 끙끙대면서 힘들어하고 잠깐 울기도 하겠지만 자주 내려놓으면서 그냥 나두기만 해도 금방 잘 놀고 운동도 하면서 잘 지내게 된다. 그러나 아이의 모습이 안쓰러워서 안아주고 흔들며 달래주다 보면 결국 내려놓기만 하면 보채는 아이가 되기 십상이다. 가벼운 콧물 기침에 굳이 감기약을 쓰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도 있다.    
 
결국은 스트레스 상황을 잘 넘어가지 못하는 아이가 될 가능성이 많다. 아이를 울리면 성격이 이상해진다고 누군가가 이야기를 해서 울리지 않으려고 안아주고 받아준다고 이야기하는 부모님들이 의외로 많은데 적절함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만약 5∼6개월 정도 된 내 아이가 엎드려 놓으면 목과 발에 힘이 들어가는 비행기 자세를 하고 울고 보채고 있거나, 아니면 15개월 전후의 내 아이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 된다고 심하게 떼를 쓴다면 그냥 가만히 놔둬 보자. 결국은 스스로 진정되고 그 상황을 잘 넘어가는 아이가 될 것이다. 그 시기에 견디고 지나가야하는 가벼운 스트레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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