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5년만에 새 싱글 '빠빠' 발표

"사람들 앞에 나서기가 갑자기 너무 싫었어요. 하루도 안 쉬고 활동한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왔던 것 같아요. 지금 돌이켜보면 공황장애 같은 것이었나 봐요." 
 
슈퍼 모델 출신으로 2005년 트로트 걸그룹 LPG로 데뷔한 한영(36)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 MC로 나서며 방송가를 종횡무진했다. 2008년에는 솔로 가수로 나서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첫 솔로 음반 활동 이후 그해 가을 개편에서 '러브콜'을 받은 6개 프로그램을 포기했고 2009년 두 번째 싱글 '다이어트'(Diet)를 내고는 방송 활동을 돌연 중단하다시피 했다.  
 
5년 만의 새 싱글 '빠빠'로 컴백한 그는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죽을 것처럼 힘든 마음이 쌓이다가 당시 폭발했던 것 같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촛불이 한창 타오를 때 제가 확 꺼버렸지만, 후회는 없어요. 이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 다시 불붙일 수 있는 심지가 남아있는 것 같거든요."
 
예상치 않게 공백기가 더 길어진 건 건강 문제 때문이었다. 2012년 4월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증세가 없었기에 나에게 암이라니 '멘붕'이었다"며 "전력 질주를 해도 '어느 지점에 도달할까, 말까'인데 다리가 하나 부러진 느낌이었다. 자존심이 세서 힘들다는 말을 잘 안 했지만 솔직히 힘들었다. 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장윤정 언니가 '오늘만큼은 내가 실컷 울 거야'라고 말하는데 언니를 알기에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는 목소리를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면서 다시 마음고생이 심했다. 수술 3년째인 지금도 여전히 회복 중이지만 마음은 많이 건강해졌다고 웃어보인다.  
 
다시 심기일전하며 선보인 음반에는 데뷔 때의 뿌리를 잊지 않고 세미 트로트곡 2곡을 수록했다.  
 
룸바 리듬의 타이틀곡 '빠빠'와 삼바 리듬의 '행복한 여자' 등 모두 라틴 계열의 노래다. 포크 음악을 하는 싱어송라이터 추가열이 작사, 작곡해 눈길을 끈다.
 
"추가열 오빠와는 선후배로 알고 지냈어요. 오빠가 그간 세미 트로트곡을 꽤 많이 작곡해서 제가 직접 찾아가 부탁했어요. 완전 트로트 곡보다 오빠의 히트곡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의 감성이 저와 접목되면 잘 맞을 것 같았죠."
 
세미 트로트곡을 선택한 데 대해서도 "LPG 때 세미 트로트를 불렀는데 그땐 자의 반 타의 반이었다"며 "하지만 이번엔 정말 타협이 아니라 내가 원해서 하는 것이다. 트로트 곡 중 좋은 노래가 무척 많다. 노래방에 가도 아는 노래가 트로트가 전부일 정도로 좋아한다"고 말했다.  
 
대신 라틴풍을 가미해 '뽕끼'에 흥겨움과 세련미를 더했다.
 
"희한해요. 예전에 작곡가 하광훈 씨도 제게 라틴 계열 음악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했는데 추가열 오빠도 절 보면 라틴 리듬이 떠오른다고 했어요. 제게 그런 이미지가 있나 봐요. 아니, 그런 나이가 됐나 봐요. 하하."
 
혼기가 꽉 차다 보니 최근에는 5살 연하인 기아타이거즈의 이대형 선수와 열애설이 나기도 했다.  
 
그는 "이대형 선수와 친분은 있는데 그 친구의 형 등 지인들과 더 친하다"며 "정말 그런 사이가 아닌데 열애설이 난 뒤 겁이 날 정도로 전화를 정말 많이 받았다"고 웃었다.
 
"2년 안에는 결혼하고 싶어요. 제가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니 상대는 과묵하면서 따뜻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어느덧 가수로 데뷔한 지도 10년 차.  
 
그는 "세월이 빠르다는 생각이 들어 허탈하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보낸 10년에 대해 후회는 하고 싶지 않다. 인생에는 주기가 있는데 그 사이클로 치면 데뷔하던 시절처럼 다시 출발점에 선 것 같다. 하지만 처음 출발했을 때보다는 가속도가 더 빨리 붙을 것 같다. 장작에 처음 불붙일 때는 힘들어도 타던 것에 다시 붙이면 금방 타오르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이번 음반을 계기로 다시 펼쳐질 가수 인생에 대한 기대와 의지도 남달라 보였다.  
 
"제 이름보다 '이 노래 누가 불렀지?'라고 노래가 더 주목받았으면 좋겠어요. 전 가수로 인정받는 게 절실해요. 사람들이 저의 예전 노래를 몰라도 이번만큼은 노래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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