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 "갈등 해결 위한 사측의 노력 필요해" 입장 재표명
'소모적 대화' 언급한 김한조 은행장은 입장 난처해져

▲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경영진이 24일 오후 긴급 협의회를 갖고 있는 모습.
외환은행 경영진과 노동조합은 지난 24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협의회를 개최했다.
 
이에 외부에서는 노·사간 첫 만남에 대한 갈등 봉합을 예측했지만, 기대와 달리 협의회는 냉랭하게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두 번째 협의회가 끝난 직후,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이번과 같은 소모적인 대화는 앞으로 하지 않겠다.'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한 외환은행 직원은 "대화를 요구한 것도,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직원 측이다. 사측은 대화의 시늉만 할 뿐이다." 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양 측의 가장 큰 갈등의 원인은 9.3 총회 참석자에 대한 징계 철회 여부다. 대규모 직원 징계를 철회하라는 노조 측의 요구를 사측은 강경히 거부하고 있다.
 
사측이 이번 징계를 철회할 경우, 9.3 조합원 총회가 불법이 아니며 징계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셈이다. 하지만 대규모 징계 발표 이후, 노동계와 정치계 등에서 철회 압박이 거세지며 경영진은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다. 
 
더욱이 야당에서는 외환은행 경영진의 징계 철회를 다시 한 번 촉구할 것을 발표했다. 만약 징계 철회가 늦어질 경우, 국회 정무위 등으로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에, 900여 명에 이르는 이례적인 대규모 징계 예고가 오히려 사측의 발목을 잡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총회 이후 사측은 즉각적으로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평직원을 대거 포함한 본보기식 징계가 결국 부작용이 일어난 것이라고 본다."며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브리핑을 통해 발표한 것과 같이 정치권에서도 사측의 대화를 종용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사측이 '울며겨자먹기' 식의 태도를 보인다면 제대로 된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협의회는 양 측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김 행장이 협의회의 내용에 대해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면서 앞으로의 만남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측의 대화 거부와 맞물려, 정치권에서마저 '외환은행 경영진의 대화 노력'을 다시 한 번 언급하고 나서면서 사측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