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4060] 15. 김형철 K-studio 원장

   
 
  ▲ '노찾사' 드러머로 활동했던 김형철씨 제주에 온 뒤 문화소외지역 주민들을 위한 음악 전도사로 즐거운 도전을 하고 있다. 한 권 기자   
 
'노찾사' 멤버로 드럼 연주 1998년 30대에 제주행 택해
문화소외지역서 음악 전도…주민합창단 등 즐거운 도전
 
"음악으로 소통합니다. 즐겁고 행복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 드럼 스틱을 처음 잡은 후 37년간 악기를 손에서 놓은 적이 없는 김형철 K-studio 원장(50)은 다름아닌 도내 문화 소외지역의 '음악 전도사'다. 
 
김 원장은 1980년대 민중가요 노래패의 상징인 '노래를 찾는 사람들' 멤버로 1994년부터 3년간 드럼을 연주한데다 유명 가수들의 세션으로 전국 공연에 나서는 등 인정받은 실력자다.
 
그룹 활동에 이어 고향 서울에서 실용음악학원을 운영하던 그는 1998년 34살이란 나이에 제2의 음악무대로 제주를 택했다.
 
자연이 좋아 안덕면 서광리 한적한 곳에 아내와 함께 라이브 카페를 차렸고, 어느정도 자리를 잡을 무렵에는 설문대기획사 대표를 맡아 2005년 당시 처음으로 한라체육관에서 윤도현밴드 공연을 기획하기도 했다.
 
개인 녹음·작업실까지 마련하며 음악가로 왕성히 활동하던 그가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서귀포시 지역 초·중·고등학교 특별활동 강사로 일하면서다.
 
도심에 비해 문화향유 기회가 적은데다 강사를 구하지 못해 프로그램이 한정됐던 고산 문화의 집 사정을 접하고는 단숨에 지역 주민들의 '노래 선생님'을 맡았고 지난 8월부터는 송악도서관 '기타교실' 강사가 됐다.
 
주민들의 열정과 순수함에 가능성을 본 김 원장은 자신의 악기를 총 동원해 '밴드'를 결성했는가 하면 두 달도 채 안돼 각종 행사나 축제때 공연을 벌이기도 했다.
 
내친김에 지난해 5월 비영리단체인 '서쪽하늘'을 창단, 노래교실 수강생인 25명의 주민들로 한경합창단을 꾸린데 이어 초등학생 15명으로 구성된 서쪽하늘 어린이합창단의 지휘봉을 잡는 등 음악 인생의 두번째 막을 올리고 있다.
 
음악의 '음'자도 모르던 주민들이 '몸빼 바지' 대신에 합창복을 갖춰 입은 모습은 제주에서 얻은 가장 큰 보람이다.
 
김 원장은 "무대에 선 합창단원들과 눈빛으로 얘기할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진한 감동이 밀려온다"며 "음악이란 매개체로 주민과 하나되고, 음악으로 행진하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웃음지었다.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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