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신들의 세상…' 감독 조이 로시타노

도내 '본향당' 집중 취재
다큐 3년간 제작 '눈길'
 
제주에는 신을 모시는 '본향당'이 마을 곳곳마다 있을 정도로 신당이 많았다. 때가 되면 제를 지내고 집안에 우환이 있으면 찾아가 빌었다. 
 
옛 제주에서 신당은 제주인들의 정신과 같았다. 그러나 현재는 현대문명의 발달과 함께 점차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 가운데 한 외국인이 제주신당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화제를 얻고 있다. 제주 이주 8년차 미국인 조이 로시타노씨(36·본명 Giuseppe Rositano)가 그 주인공이다. 
 
폐막한 제주여성영화제에서 지난달 26일 그의 첫 영화 '신들의 세상:조이가 매료된 제주 신당 이야기'가 첫 선을 보였다.
 
로시타노씨가 '제주 신당'에 빠져든 것은 지난 2011년이었다. 그는 "젊은 사람들과 다른 언어, 다른 생활을 하는 '제주 어른시대'가 이색적이었다"며 촬영 동기를 밝혔다.
 
제주마을 15곳을 촬영하기 시작했으며 그 중 '본향당'이 남아 있는 내도동, 와산리, 상귀리, 신천리, 삼양동 등 5개 마을을 집중 취재했다.
 
내용을 이해하고 제주어를 번역하고 다시 영어를 바꾸는 고된 작업이 이어지면서 완성되기까지 3년이나 걸렸다.
 
그의 작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사람에 초점을 맞춘 제주신당 자료'이기 때문이다.
 
그는 "제주 신당에 대한 자료는 많지만 이를 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이 다큐가 최초일 것"이라며 "신성한 전통이 현대로 오면서 많이 사라지는 것이 무척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자리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19일 밤 9시50분 제주평화축제에서 상영회가 마련됐다. 다음주에는 제주신당 사진집도 발간한다.
 
로시타노씨는 이제 자신의 꿈을 찾았다. "이번 제주 촬영을 통해 내 삶도 바뀌었다. 인류학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고 싶다" 이소진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