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미국 코네티컷주 맨체스터에서 태어난 알렉스 스콧은 첫돌이 되기 직전 소아암 진단을 받았다. 알렉스는 네 살이 되던 2000년 줄기세포 이식수술을 받았지만 병세가 호전되지 않았다. 수년간 방사선치료와 약물치료, 수혈 등에 의존하며 병마와 싸워야 했다. 걸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알렉스는 암투병중인 아이들을 위해 레모네이드 판매대를 만들고 싶어 했다.

그녀의 꿈이 실현되는 첫해 2000달러가 모였다. 어린 알렉스의 투병과 레모네이드 판매대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알렉스의 고향과 새로 이사를 간 필라델피아 교외에서 시작된 레모네이드 판매는 암 연구기금 모금 캠페인으로 확산됐고, 20만달러나 모금됐다.

알렉스는 2004년 여덟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이름을 딴 '알렉스의 레모네이드 판매대 재단'이 설립됐다. 레모네이드 판매대를 통해 모금된 돈은 소아암 환자를 위해 쓰이고 있다. 레모네이드의 기적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2012년 4월 미국 텍사스주 글레이드워터에 사는 여섯 살 소년이 암투병중인 아빠를 위해 레모네이드 판매대를 열어 하루만에 1만달러를 모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드류 콕스는 고환암 진단을 받은 아빠를 위해 거리에 레모네이드 판매대를 열었다고 한다. 어린 소년의 레모네이드 판매대는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소년을 돕기 위한 기금 마련 홈페이지가 개설되는 등 온정의 손길이 확산됐다. 같은해 7월 미국 메릴랜드주 스프링필드에서도 레모네이드 판매대가 설치됐다. 여덟 살 소년인 자니 칼린책이 이웃집에 사는 할머니를 돕기 위해서다. 살인적인 강풍으로 이웃집 할머니의 집이 무너진 것을 보고 모금운동에 나선 것이다. 칼린책은 4년 전 누나를 잃고 온 가족이 슬픔에 빠졌을 때 도움을 준 이웃에 보답하고자 레모네이드 판매대를 열었다고 했다.

이제 2014년 갑오년도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소외된 이웃을 생각나게 하는 계절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바쁜 업무로 이웃을 살펴볼 겨를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연말만큼은 이웃을 먼저 생각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레모네이드 기적은 실천에서 비롯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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