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혁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학 자문위원

   
 
     
 
소아과 환자들 중에 적지 않은 빈도수로 코피 환아들을 볼 수가 있다.

대개, 물리적으로 코에 충격이 가해지거나 요즘처럼 환절기에 콧속이 건조한 상태에서충혈이 되고, 손으로 자꾸 만지게 되면 혈관에 자극이 돼서 코피가 난다.

이런 물리적인 자극이나 코에 약한 혈관만이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나는 경우 보호자나 소아들도 당황하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코피를 육혈이라고 정의한다. 소아한테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코피는 코 문제만이 아니라 몸이 허약해져서 극도로 피곤하거나 몸에 무리가 올 때 허열(虛熱)이 떠서 그게 코피로 터지게 된다.

놀라는 이유가 출혈량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조금 나고 멈추는 정도가 아니라 양이 많고, 지혈이 금방 되지 않기 때문에 걱정을 하는 수가 있다.

소아들은 순양지체라고 해서 근본적으로 열이 많은데다가 이 열이 위로 상승하는 성질로 인해서 상부에 있는 혈관이 터지게 되어서 코피가 나게 되는 것이다.

치료방법은 불기운, 즉 허열이 뜨기 때문에 이 기운을 서늘하게 해주는 물기운, 보음을 시켜주는 치료를 해준다.

음양 중에 양에 기운이 극성하기 때문에 음기운을 보충해주는 보음약을 처방하고 증상을 잠재울 수 있게 지혈을 시키는 약재를 첨가해서 처방해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비단, 코피 증상만이 아니라, 성장기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시켜주는 한약이기 때문에 피로나 잔병치레, 성장에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얼마 전 내원한 남자 초등학생은 잠자고 다음날 일어나면 이불에 꽤 많은 양의 코피가 나서 묻어 있곤 하는데, 그것이 며칠씩이나 지속이 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방처방을 통해 이틀만에 멈추게 됐다. 의사로서 보람을 갖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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