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을비가 내리면서 기온아 많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9월에서 11월까지 가을철은 등산과 캠핑, 야유회와 다양한 체육활동 등 야외활동이 가능 많은 시기입니다. 하지만 9월부터 11월까지 발열성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입니다.
 
대표적인 가을철 발열성질환은 3가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등줄쥐가 전파하는 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출혈열(신증후성 출혈열, Hemorrhagic Fever with Renal Syndrome)과 오염된 물 등 환경을 매개로 렙토스피라균에 의한 렙토스피라병(Leptospirosis), 털진드기가 원인인 쯔쯔가무시병(Scrub Typhus) 등이 있습니다.
 
이외에 일명 살인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가 매개체로 알려진 '중증열성 혈소판 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SFTS)도 최근 국내에서 감염이 확인된 신종 감염성 질환입니다.
 
이처럼 가을철 발열성질환은 쥐와 쥐에 기생하는 진드기들에 의해 사람에게 옮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농촌지역 뿐만 아니라 도시지역에서도 야생 쥐가 많이 출몰하면서 감염병 균이 전파될 수 있어 쥐의 배설물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는 함부로 앉거나 눕는 것을 삼가야 합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고령자들의 경우는 더 주의해야 합니다.
 
◇유행성출혈열
 
대표적인 가을철 발열성질환은 유행성출혈열(신증후성 출혈열)입니다. 이 감염병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5만 명에게 발생할 정도로 공중보건학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타바이러스가 대표적인 원인인 감염 질환입니다. 만성 감염된 등줄쥐의 타액, 분변 등으로 한타바이러스가 배출돼 공기 중에 건조된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퍼지는 것을 알려져 있습니다. 건조한 시기인 10월에서 12월에 많이 발생하고, 대부분 농촌 지역에서 발생하지만 드물게 도시의 집쥐나 실험용 쥐를 통해서도 발생할 수 있숩니다. 야외활동이 많은 남자, 군인, 농부, 설치류 동물 실험실 요원 등에게서도 빈번하게 발생된다고 하니 주의해야 하고,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좋습니다.
 
잠복기는 2~3주 정도로 초기에는 두통, 발열, 몸살 등 감기 증상과 비슷하지만, 심해지면 눈이 빨갛게 출혈되거나 몸전체에 출혈이 나타납니다. 전문의들은 "병이 진행되면서 소변이 안나오는 핍뇨기, 갑지가 소변이 나오기 시작하는 이뇨기를 거치면서 신부전이나 탈수로 인해 생명이 위험해지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재미있는 사실 한가지. 우리나라 유행성출혈열의 원인이 되는 한탄바이러스는 한타바이러스에 속한 하나의 바이러스 종류입니다. 1976년 대한민국 의사인 이호왕 박사가 한탄강(동두천) 유역에 서식하는 쥐에게서 출혈열의 원인균으로 발견해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이후 1980년에는 서울 한 아파트에서 잡은 집쥐에서 한탄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를 발견해 서울바이러스라고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이 서울바이러스가 뉴욕에서 출현했다고 외신에 보도가 되기도 했죠. 이러한 공로로 감염병 분야의 세계적인 의학자들로부터 이호왕 박사는 노벨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쯔쯔가시무병
 
쯔쯔가무시병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감연된 털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을 물 때 그 미생물이 인체 내로 들어가 혈액과 림프(액)를 통해 전신에 퍼져 발열과 혈관염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우리나라 전국에 걸쳐 발생하며 산지와 잡목이 많은 우리나라가 비교적 털진드기가 서식하기 좋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털진드기 수가 늘어나는 9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11월에 절정을 이루다가 12월에 감소합니다.
 
몸에 약 0.5~1㎝의 딱지가 생기고, 발열, 발한, 두통, 림프절비대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전신에 붉은색의 반점이 생기는 것이 초기 증상의 특징입니다. 이어 기침, 구토, 각막충혈, 근육통, 복통 및 인후염, 림프절 종대(커진 상태, 비대) 등이 동반되며 피부에 발진과 부스럼 딱지가 나타나고, 이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약 2주 동안 발열이 지속되고, 합병증으로 뇌수막염, 난청, 이명이 동반 될 수 있다고 하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치료는 독시사이클린 항생제를 사용하며, 투여 후 36~48시간이면 해열이 됩니다. 아직까지 개발된 백신이 없기 때문에 야외활동 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입니다.
 
◇렙토스피라증
 
렙토스파라증은 렙토스피라균에 의해 생기는 질환으로 쥐의 오줌에 오염된 물이나 풀, 흙 등을 통해 감염이 됩니다. 매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사람과 동물에게 동시에 감염 될 수 있는 흔한 인수 공통 감염병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추수기에 집중호우나 홍수가 있었을 때 농작물 피해방지나 재해복구 작업 등에 참여한 농부, 축산업자, 군인, 자원봉사자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유행이 수 차례 발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발생시기는 8월 초부터 시작되어 9월과 10월에 최고조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질환의 잠복기는 10일 정도로 갑작스런 발열, 오한, 두통,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나고, 근육통이 특히 심한데 그중에서도 등과 다리의 근육통이 뚜렷하다고 합니다. 이때 적적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간이나 신장손상, 뇌막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페니실린, 테트라사이클린 같은 항생제로 치료합니다. 농부, 하수도 종사자 등 흙이나 물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하는 사람은 장화를 신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되고, 예방백신은 렙토스피라 감염증이 많이 생기는 지역에서만 사용됩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SFTS)
 
일명 살인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가 매개인 이 질환은 2009년 중국에서 처음 보고되고 이후 사망자가 2000여명을 넘겼습니다. 일본에서도 환자가 보고됐으며, 국내에서도 2012년 8월 사망한 환자의 혈액을 2013년 다시 조사한 결과 해당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사망사례가 처음 확인됐습니다.
 
이 질환은 감염 후 6일에서 14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38℃ 이상의 고열과 오심이나 구토, 설사, 식욕부진 등의 위장관계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증상으로 혈소판·백혈구 감소에 따른 출혈성 소인(혈뇨, 혈변 등)이 발생하거나, 피로감과 근육통, 말어눌·경련·의식저하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과 다발성장기부전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살인 진드기로도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 활동 시기는 4월에서 11월까지로 사람들의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와 겹칩니다. 특히 지금까지 SFTS는 12~30%의 치사율을 기록한다고 알려져 있어 미리 예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열성질환 예방법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풀밭 등지에서 활동할 때는 긴 바지와 긴팔 옷을 착용하고 피부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옷은 풀밭 위에 올려두지 말고 야외 활동 후 충분히 털고 세탁해야합니다. 야외 활동 후에는 반드시 샤워나 목욕을 하고 머리카락,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에 진드기가 붙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잔디나 풀숲에서 사용한 돗자리 및 그늘막, 텐트 등은 사용 후 꼭 햇볕에 말려야 합니다. 야외활동 후 발열, 전신근육통, 설사 및 구토 등 소화기 증상이 발생하거나, 감기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최근 에볼라바이러스로 인해 사망자가 늘면서 소위 에볼라공포가 전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는데요, 바이러스 질환은 항상 예방이 중요하다는 사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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