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좌농협 14일 생산예산량 10% 수준 자율 감축 결의
시장 경쟁력 위한 선제적 대응…타 농산물 영향 관심

홍수 출하와 산지 폐기 악순환에 대한 농업인들의 수동적 대응이 우려를 사고 있는 가운데 지역 주산지 농협을 중심으로 한 자발적 '산지 버리기'가 추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 당근 생산지인 구좌농협(조합장 부인하)은 14일 '제주 당근 저급품 유통 근절'결의대회를 갖고 올해 생산예산량의 10% 수준인 6000t 상당을 자율 감축한다.

영농회장과 당근공선회, 농업관련단체, 독농가, 유통인 등으로 구성된 구좌당근생산자협회를 중심으로 저급품 당근을 수확 단계에서 폐기하는 등 생산 농가에 적정 가격지지 역할을 부여, 풍년 당근 처리에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구좌농협은 지난 2008년 당근 파동 때도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농가 수익을 보전하는 등 선제적 대응을 해왔다.
 
이번 구좌농협 자발적 산지 폐기는 최근 비상품 출하로 가격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노지감귤과 역시 수급 불안정 위기가 예고된 월동채소류 처리에 있어 '경종'으로 해석되고 있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농산물 과잉 출하 사태에 있어 시장 혼란 후 정부와 지자체, 농협 등 생산자단체 예산을 통한 산지 폐기 등의 수순을 반복하며 문제 해결보다는 의존도만 키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부인하 조합장은 "애써 키운 농산물이라고 하지만 제값을 받지 못한다면 애물단지가 될 수밖에 없다"며 "당장 손해를 본다고 하더라도 시장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란 공감대 아래 자발적 감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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