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가다] 5. 사회복지법인 평화의 마을

지역 농산물 적극 활용
국내·외에서 품질 인증
"무상급식에 납품 목표"

제주에서 생산되는 로컬푸드를 이용해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지역사회 발전에도 이바지하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 있다. 

장애인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일자리를 나누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평화의 마을'이 주인공이다.
 
지난 2001년 개원한 평화의 마을(원장 이귀경)은 아이들이 즐겨 먹는 햄과 소시지, 스테이크, 떡갈비 등 40여가지 식육 가공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평화의 마을에는 모두 31명의 지적장애인이 안전하고 바른 먹을거리를 만들기 위해 땀을 쏟고 있다.
 
평화의 마을은 장애인 재활시설을 넘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마늘 가격이 폭락했을 때는 마늘 소시지를 개발해 마늘 소비에 앞장서는 등 농가 돕기에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또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무항생 흑돼지 소시지와 파프리카 소시지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장애인들도 장애 정도에 따라 업무를 담당하며 보호받는 장애인을 넘어 스스로 자립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 원장은 "일을 못 한다고 해서 제외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훈련을 통해 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게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며 "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작은 톱니바퀴가 돼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제품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평화의 마을은 설립 초기 '장애인이 만든 제품을 믿을 수 있을까'하는 소비자들의 편견과 판로 문제 때문에 힘든 시절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끊임없는 제품 개발과 노력으로 2007년 농림수산식품부 HACCP 인증 획득, 2010년 ISO22000(식품경영안전시스템) 인증, 2013년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국제 육류 및 육가공 박람회(IFFA 2013)에서 국내 최초로 금메달 6개를 획득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또 보존료와 색소, 인공조미료, 콩단백, 아질산나트륨을 사용하지 않는 5무(無) 실천 노력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특급호텔과 친환경제품매장 등에 납품이 이뤄지고 있다.
 
이 원장은 "아이들이 안전한 제품을 먹을 수 있도록 학교 급식이나 저소득가정 무상급식 등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며 "제주도와 교육청 등 관계기관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로컬푸드를 활용한 제품 생산으로 농가와 장애인 모두 잘사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고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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