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원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학자문위원

   
 
     
 
버스 승차시 운전기사와 초등학생치고는 너무 크거나 발육 상태가 앞선 아이들로 인해 헤프닝이 종종 벌어진다고 한다. 큰 키를 선호하면서도 한편 아이가 '성조숙증일까' 고민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이는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성장부진에 대한 문의가 많았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

실제로 2009년에 비해 4년이 지난 2013년 성조숙증 환자가 3배가 늘었으며, 그 중에서 제주도는 전국에서 가장 큰 변화 폭을 보인 21.9배라고 한다.

또한 여성 사회 참여율이 1위라는 것은 다르게 해석하면 임신·육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그 스트레스에 아이들이 태아 시기부터 노출되며 맞벌이로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접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말한다.

보통 성조숙증의 자가진단 항목 중에 과체중, 체지방 과다, 아토피 피부염·비염·천식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조기성장이 올 수 있는 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이 세 가지 질환의 발병률 또한 제주도가 전국 3위 안에 들어간다는 것을 안다면 심각함을 통감할 것이다.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부족하므로 대중매체를 접하게 되면서 이른 나이에 성에 대한 인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높은 교육열은 어린 나이의 아이들에게 학업의 스트레스를 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환경은 아이들이 상체로 열이 몰리게 되고, 한의학적으로 '상열하한(上熱下寒)'은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본다.

한의학에서는 지금의 시대를 '화열(火熱)'의 시대라고 한다. 체열진단기로 검사해보면 얼굴과 가슴부위에 열이 가득 차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약 처방을 통해 화열을 내려주고 비만, 아토피, 비염 등의 치료를 해줌으로써 성조숙증을 예방하고 2차 성징을 늦추는 등의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 가장 훌륭한 처방이라 말하고 싶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