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시지탄이란 한자성어가 있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한다는 말이다.

'호화청사'로 회자됐던 성남시가 지난 2013년 1월에 공식적으로 내뱉은 말이다. 호화청사 논란과 전국 자치단체중 처음으로 준예산 사태를 겪었던 성남시가 예산안 통과에 따른 공식적인 멘트였다.

과정은 이랬다. 성남시가 2012년 12월31일 성남시의회 임시회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등원 거부로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하자 2013년도 예산안을 준예산으로 편성했다. 준예산은 법령과 조례로 정한 기관·시설 운영비, 의무지출 경비 등에 한해 집행되고 각종 사업비가 지출되지 못하자 시민들의 항의가 커졌다.

이에 성남시의회는 2013년 1월7일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개최했으나 예산안과 조례안을 먼저 의결해야 한다는 새누리당·민주당 의원들간의 의견이 맞서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해 의결정족수 미달로 회의를 진행할 수 없을 상황에 처했으나 본회의장 밖에 있던 시민들의 거센 항의에  다시 본회의장에 들어와 2013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게 됐다. 결국 시민들의 힘으로 준예산 사태를 끝내자 성남시는 예산의결 이후 입장발표 자료에서 "만시지탄이지만 준예산 사태를 시민 힘으로 해결했다"고 밝혔다.
내년도 제주도 예산안이 제주도의회에서 부결됐다. 원희룡 지사가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수정한 내년도 예산안중 증액 부문에 대해 사실상 부동의 입장을 내놓자 의회가 부결 처리했다.

이에 따라 도는 당초 편성한 예산안을 원안으로 제출하고 의회는 오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최종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29일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준예산이 불가피, 도와 의회 모두 도민들의 삶을 내팽개쳤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지난 1995년 '우리의 삶은 우리가 결정한다'는 슬로건으로 출발, 내년도 부활 20주년을 맞는  지방자치가 주민들을 피곤하게 할 수 있다. 만시지탄처럼 모든 것은 때와 타이밍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걸맞는 타협과 협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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