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귀농귀촌 열풍…준비없이 성공도 없다
잘 나가는 금융인에서 초보 농군 된 오금수씨

▲ 귀농 1년차인 오금수(오른쪽)시 부부는 '농사나 지어보자'는 막연한 생각으로 귀농귀촌을 선택하면 실패할 수 있다며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김지석 기자
40년 서울생활 접고 올해 귀향
교육이론·농사현장 괴리감 커
주민과의 소통 행정 역할 절실
사전준비·뚜렷한 목표가 중요


"'그냥 농사나 짓자'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귀농·귀촌했다가는 큰코다쳐요"

19일 오후 서귀포시 상효동 오금수씨(59)의 감귤 과수원.
 
오금수씨와 그의 아내 김은영씨(58)는 나무마다 황금빛을 내며 탐스럽게 열린 감귤을 수확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습이다.
 
오씨 부부는 농사를 시작한 지 1년에 불과한 초보 농군으로 감귤을 수확하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조금은 어설퍼 보였다.
 
하지만 수확 내내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과수원에 가득한 감귤을 바라보면 흐뭇하기 때문이다.
 
오씨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잘나가는 금융인이었다. 
 
하지만 아버지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에 40여년 간 서울에서의 생활, 직업 등 모든 것을 내려놓고 2014년 귀향해 1만여㎡에 과수원에 감귤 농사를 시작했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탓에 1년차 농부의 삶은 다소 고단하다.
 
오씨는 "육체노동을 안 해봐 귀농 초기에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온몸이 쑤시는 등 1년 내내 성한 곳이 없다"며 "특히 몸이 고된 것보다는 지역 주민들과 소통, 공감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며 행정당국이 지역 주민과 귀농인과의 연결 고리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년 동안 행정에서 추진하고 있는 귀농 교육을 받았지만 이론과 농사 현장과는 괴리감이 있어 힘들다"며 "실전 경험이 풍부한 지역주민 또는 전문가들과 만남의 자리를 자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예비 귀농인에게는 "제주 자연환경에 빠져 귀농을 결심하는 사람들도 많은 데 귀농은 농촌으로의 단순 이사가 아니라 직업을 농업으로 바꾸는 등 삶의 방식을 완전히 전환하는 힘들고 어려운 결정"이라며 "뚜렷한 목표 없이 무작정 집과 땅을 사서 귀농을 결행했다가는 실패할 수 있다"며 귀농인 스스로 치밀하게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김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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