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16% 등 크게 올라…"가계소득 안늘어 체감물가 높다" 지적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에 머무는 등 '저물가 시대'라고는 하지만, 고깃값과 일부 공과금 등 국민과 밀접한 일부 품목의 가격은 '고공 행진'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1.3% 올라 2013년(1.3%)에 이어 2년 연속으로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품목별로 뜯어보면 일부 품목의 가격상승률은 10%를 넘어가는 등 전체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고깃값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15.9% 올라 2011년(28.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수입쇠고기(10.7%)와 국산쇠고기(6.2%)도 가격이 크게 뛰었다.
 
축산물 가격 상승은 사육두수 감소 등 공급 측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대중적인 식품인 달걀과 우유 가격도 각각 8.2%와 7.4% 상승했다.
 
분유 값은 7.1% 올라 영유아가 있는 가정의 부담이 늘었다.
 
초콜릿(16.7%), 초코파이(15.3%), 비스킷(13.0%) 등 군것질거리 가격도 많이 올랐다.  
 
일부 공과금 역시 크게 뛰었다.  
 
하수도료는 11.6% 올라 2013년(7.0%)보다 큰 상승폭을 보였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그동안 원가에 비해 가격 수준이 낮았다는 이유로 하수도료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은 6.4% 상승했다. 다만, 올해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가스요금 부담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치약(11.7%), 핸드백(11.6%), 공책(10.3%), 여자 외투(7.5%) 등의 가격상승률이 높았다.  
 
가격상승률이 높았던 품목들이 많은데도 지난해 전체 물가상승률이 1.3%에 그친 것은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채소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6.8% 하락해 통계청이 품목성질별로 분류해 통계를 작성한 1985년 이후 가장 크게 내려갔다.
 
소비자 체감물가가 물가상승률 통계와 차이가 난 것은 고깃값과 일부 식료품, 공과금 등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통계청은 체감 물가 수준 진단을 위해 구입 빈도가 높은 품목 등을 중심으로 생활물가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대비 0.8% 상승에 그쳐 현실과는 동떨어진 측면이 있다.  
 
생활물가지수는 5년마다 반영 품목 등을 변경해 개편하고 있다. 통계청은 2016년 말 생활물가지수를 개편할 계획이다.  
 
물가상승률과 체감 물가 사이의 괴리는 가계소득의 증가가 지지부진한 것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물가는 2010년(3.0%)과 2011년(4.0%) 등에 어느 정도 오른 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질 가계소득 증가율이 0∼1%대에 그치면서 버는 돈은 크게 늘지 않다 보니 체감 물가 상승률이 높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생활물가지수 상승률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이 자주 사는 물건 가격이 아주 많이 오른 것은 아니지만, 가계소득이 정체돼 있어 물가의 작은 변동도 크게 다가와 살림살이가 더 팍팍하게 느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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