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21세기한국연구소 소장·정치평론가·논설위원

   
 
     
 
제주도지사 선거 당시, 또한 당선 직후 그동안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였던 신구범 전 지사에게 새도정의 협치 청사진을 맡겼다. 새정치연합 제주도당과 신구범 위원장간의 엇박자도 여전히 관심사로 떠올랐다. 과연 원 지사는 원희룡을 지지하는 야당 유권자들을 얼마나 가졌는가도 깊은 관심사 가운데 하나이다.

지금부터는 그런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라, 원희룡 도정에 대한 정확한 검증에 들어서고 있다. 그것도 검증방법이 합리적이라야 한다.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그 유일한 근거는 도정의 품질과 양(量)이다.

일단 제주의 여론 지지율의 변화에 익숙해져야 한다. 당선 당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지 아닌지를 알아야 한다. 지금은 짧은 시간이 흘러갔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제주도민의 변화와 제주도민의 통합정도를 잘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동안 원 지사가 제주지역을 위해서 얼마나 일을 했으며, 평가점수를 본인은 A학점으로 매겼는데, 과연 이 평가가 정확한지도 따져 물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2015년 첫 제주시, 서귀포시 연두방문을 실시하고 나서의 평가가 정확할 것이다. 수백명의 시민들과 직접 만나 진행되는 토론회에서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장, 통장, 주민자치위원부터 농수축산 농가, 재래시장 상인, 자원봉사자, 대학생,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기초생활수급자, 해녀 등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시민들이 토론회에 참석했다. 주제는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 원 지사가 직접 주재해 자유롭게 또는 원 지사의 의사계획대로 진행했다는 뜻이다. 19일은 오후 2시 30분부터 약 4시간 동안 제주시청을 방문하였다. 20일에는 서귀포시청 방문일정이 잡혔다. 여기에 대한 일반 주민들의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가 궁금하다. 언제나 최종의 평가는 보통의 일반 국민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도지사와 도의회 사이에는 적지 않은 의견충돌들이 있었다. 중요 인사들에 대한 제주도 인사청문회 제도를 운영하기도 했다. 여기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해 1600억원 삭감된 채 통과된 2015년 예산에 대해 추경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예산안 심의부터 불거진 도와 의회의 갈등이 봉합될지 주목된다.

원희룡 지사는 "중국 출장에서 언론과 기업을 대상으로 제주의 투자 3대원칙을 잘 설명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간담회후 중국 언론의 보도내용을 보니까 매우 호의적이며, 3대원칙도 일리가 있다는 방향이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어 "제주도민이나 우리 국민들이 우리 땅에서 이방인이 될 수는 없다. 지금 제주도 땅 200만평이 중국인들에게 팔렸다. 지금 제주도로서는 개발 되더라도 어디를 지켜야 할지 정하고 있는 중이다. 한라산 주요 중산간도로 위의 모든 개발은 안된다"고 선언했다. 또 "중산간도로 아래라 해도 지켜야 할 곳은 개발하지 못하도록 묶을 예정이다. 보존 구역은 꼭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지사는 아직도 대권에 대한 욕심을 많이 드러내는 지사에 속한다. 이런 것의 과잉은 정확한 제주도지사의 위상과는 조금 어긋난다.

제주도지사의 입장은 "기회가 되면 국가운영을 맡아보고 싶다는 꿈은 계속 갖고 있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이 말에 대한 필자의 답은 도지사로서의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일에 전념하는 것이다. 어떤 말을 하든지, 이런 말의 신뢰성에 대한 질문도 적극적으로 필요하다. 오로지 제주도지사는 제주도지사의 일에 매달려야 한다. 그런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전국민의 입장에서 대통령감이라고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여론을 뛰울 수는 있다. 그러나 도정은 어느 정도는 경험과 실력에 기초한다. 그런 의미에서 먼저 도민을 만족시켜야 한다. 오직 이것만이 지금 도지사가 가져야 할 입장 가운데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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