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전남의대 산부의과 교수·제민일보 의료자문위원

   
 
     
 
많은 임신부들이 임신 중 붓는 증상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곤 한다. 가장 흔하게는 발, 다리 등의 하지에서, 그 외에 손, 복벽, 얼굴(특히 눈 주위), 외음부에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정상적인 임신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보통 임신 중기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고혈압을 동반하지 않는 부종은 정상적인 임신에 대한 적응과정으로 임신 중 변화된 호르몬과 자궁의 크기 때문에 발생한다. 임신 중에는 증가된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몸의 결체조직에 물이 축적되어 최소 6.5ℓ의 수분이 정체된다. 게다가 임신말기에는 커 진 자궁에 의해서 다리로부터 혈액이 돌아오는 양이 감소하기 때문에 다리의 부종이 더욱 심해지게 된다. 부종은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해 부기를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리 부종이 있을 때는 쿠션이나 소파 등에 다리를 올리고 휴식을 취한다. 또 다리에 꽉 끼는 옷이나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액세서리 등의 착용을 삼가고 목욕을 하면서 손과 발을 가볍게 마사지하거나 산책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짠 음식을 줄이고 단백질을 잘 섭취하되 이뇨제 등의 사용은 피한다.

그런데 붓는 정도가 심하다면 임신중독증을 의심해 봐야한다. 정상적인 부종은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면 어느 정도 가라앉는 반면, 임신중독증인 경우 부은 증상이 다음날까지 계속되거나 부은 부위를 손으로 눌렀을 때 원상태로 빨리 돌아오지 않는다. 임신중독증은 고혈압과 단백뇨가 부종과 동반되는 합병증을 말하며, 임신부와 태아에게 위험하다.

정상적인 경우 분만 이후에는 체내에 비축돼 있던 수분이 빠지면서 부종의 증상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렇지 않다면 적절한 단백질의 섭취와 가벼운 운동, 충분한 휴식, 모유 수유를 통해 부종 증상이 완화될 수 있으니 산후 부종 증상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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