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권진 동화축산 대표

   
 
     
 
제주특별자치도 산업에 있어서 양돈산업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평소에는 1차산업 중 감귤, 넙치와 더불어 3대 효자 산업으로 관련 종사자 등 지역경제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를 하다가 요즘 같이 타시도 구제역 발생, 하절기에는 통행불편, 냄새민원 발생의 근원지로 전락하여 제주관광산업과 역행하는 산업으로 낙인을 찍기도 한다.

물론 어느 산업이나 좋은 면이 있으면 나쁜 면이 있기 마련이다. 그 산업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그 산업의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축산업은 국민에게 신선한 육류을 제공하는 식량산업이며 더욱이 우리나라와 같이 분단 국가에 있어서는 식량안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볼 때 제주양돈산업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뿐만 아니라 국가단위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또한 국민 욕구를 충족시키는 안전한 축산물 공급을 위해서는 기반시설선진화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등을 마련하여 인증제도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그 이전에 한번 확인하여야 할 부분이 있다. 생산된 축산물을 적정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후 안정성 등을 검토하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제주 축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하여 1차 가공하는 시설을 살펴보면 가금처리장(도계장) 2개소, 우유공장(유가공장) 2개소, 계란집하장 5개소 등 최소 2개소 이상이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구 산업규모가 가장 큰 소, 말, 돼지고기를 소비자에게 공급을 위한 도축장은 제주축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축산물 공판장 1개소 뿐이다.

제주축협 축산물 공판장에서 도축되고 있는 돼지 도축물량은 연간 80만두를 넘은지 오래고 전국에서 가장 가동률이 높은 도축장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구제역 발생 등으로 현재는 중단되어 있지만 규격돈을 생산하여 일본 수출을 계획하였고, 말산업특구를 전국에서 제1호로 지정 받으면서 마육산업을 활성화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도정 목표 실현과 양축농가의 안정된 소득확보를 위하여 새로운 도축장 신설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도축장건설로 '2톱 체제'를 유지한다면 과도한 도축으로 축산물 품질저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으며 악성가축전염병 발생시에도 안전을 고려한 도축으로 소비자에게 신선육을 공급할 수 있으며 선진화된 최신시설 설비로 수출전용 도축장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물론 소비자이 신선한 축산물을 맛보기 위하여 도축장 주변을 찾는다는 사업전략을 반영한 새로운 상권 및 관광 명소화 조성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축산업이 제주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산업이라고 판단된다면 기반시설 확대는 필수 선택임을 명심하여 조속한 시일내에 새로운 도축장 건설 뿐만 아니라 축산관련 기반시설이 확대설치 되기를 바란다.

물론 전제조건은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시설과 상생관계를 유지하고 제주축산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면서 지역주민에게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더 나아가 국민건강에 이바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주에서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부터 진솔한 마음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