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경과 의사·제민일보 의료자문위원

   
 
     
 
새해, 새로운 다짐. 누구나 한 번씩은 해보았을 것이다. 올해는 담뱃값 인상으로 예년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금연을 시도했다. 서민 주머니만 털어간다는 평가도 있지만 의사 입장에선 더 많은 분들이 금연했으면 한다. 더불어 금주나 절주를 선언한 분들도 많다. 물론 건강을 지킨다는 목적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주류 소비량은 8.9ℓ이다. OECD 평균인 9.4ℓ보다 조금 낮지만 이를 360㎖의 소주(20도)로 환산하면 124병, 355㎖ 캔 맥주(5도)로는 501캔에 달한다.
알코올은 전신마취제처럼 신경세포막에 용해되어 작용한다. 음주 후 초기에 말이 많아지고 과잉활동 등이 나타나므로 알코올을 중추신경계 흥분제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들은 억제를 담당하는 대뇌피질이 오히려 억제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알코올은 언제나 신경 억제제이다.

치매는 보통 노인성 질환이지만 최근에 젊은 환자가 점점 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30~40대 치매 환자 수가 약 60% 증가했다. 이는 알코올로 인한 치매가 주요 원인이다.

알코올성 치매는 과도한 음주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손상을 입어 발생한다. 특징적으로 초기부터 기억장애가 심하다. 또한 감정이 메마르고 흥미가 없어지며 그와는 반대로 환청 같은 정신증적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블랙아웃'이다. 소위 '필름이 끊긴다'고 표현되며 음주 중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현상이다. 다른 증상으로 '단기 기억장애'가 있는데 보통 2~3일 전 일을 기억 못하고 심한 경우 하루 전 일도 생각해내지 못한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폭력성'이다.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 손상으로 인해 알코올성 치매는 노인성 치매와는 달리 폭력적인 성향을 보여 가족과 주변인들을 힘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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