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12일 1시간 30분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진행중인 협상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했으나 박찬호가 자유계약선수(FA)시장에선 `대어급"임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협상 대상팀의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자신감을 보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메이저리그 2개 팀 축소 방침이 박찬호 협상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보다 찬호는 넘버 원 피처다. 지난 2년간 선발등판 및 이닝 횟수, 부상여부 등 자료에 기초해볼 때 제1선발로 의심할 바가 없다. 팀 축소로 선수들이 쏟아져 나온다해도 지난 5년간 성적을 보면 박찬호와는 비교가 안된다. 대부분의 팀이 박찬호에게 접근하긴 어렵다. 월드 시리즈 우승을 염두해두는 팀들이 찬호를 원할 것이다.

--박찬호 계약을 타진해온 팀은
▲지금까지 14개 팀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러나 협상 팀 이름과 조건 등은 비밀(confidential)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

--다저스와는 접촉했나
▲지난 2주간 두차례 만났다. 다저스와 나눈 협상내용은 고객인 박찬호와의 비밀(비공개) 약속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 재계약 확률을 몇 %라고 말할 수 없으나 다저스가 재계약을 고려한다면 찬호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게 편하고 찬호가 뛸 경우 다저스 우승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때다. 그러나 선수 총연봉 등 경제적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할 것이다.

--박찬호는 어느 팀에서 뛰길 원하는가
▲3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우승할 수 있는 팀, 둘째 편안하게 야구할 수 있는여건을 갖춘 팀, 셋째 FA로서 실력에 상응한 대접을 해주는 팀이다. LA 타임스가 지난 여름 박찬호 평균연봉을 2천만달러로 예상한 적이 있는데 우리가 그런 액수를 요구한 적도 없고 원한다고 말한 적도 없다. 우리는 시즌중에 선수가 얼마의 가치가 있다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박찬호가 올해 20승을 못올린 이유는
▲찬호는 메이저리그 전체로 보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랜디 존슨과 커트실링에 이어 세번째, 총이닝수 5위, 탈삼진 4위,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점이내 실점)3위이며 선발등판 횟수 1위다. 내셔널리그에선 방어율이 톱 10안에 든다. 팀 타선지원 부족으로 20승을 못올렸다.

--협상조건으로 우승확률과 돈 중 어느게 중요한가
▲강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경우 직접 텍사스 레이저스 구단을 방문, 여러 사람을 만나 논의했고 텍사스 구장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리적으로 거주지 마이애미에서 가까운 점도 고려됐다. 이런 점등을 고려해 텍사스와 계약한 것이지 돈 때문만은 아니었다. 돈이 협상의 우선 고려 요소는 아니다. 우리가 협상한 다른 선수들도 돈 때문에 팀을 선택하진 않았다. 3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마크 맥과이어 은퇴가 미칠 영향은
▲FA시장에선 배리 본즈, 제이슨 지암비, 후안 골잘레스 등 4-5명이 대형계약가능성이 있다. 맥과이어 은퇴로 세인트 루인스 카디널에 1천500만달러의 여유자금이 생겼다. 투수자원이 풍부하므로 박찬호를 영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여유자금으로 대형타자를 잡는다면 다른 팀들이 투수진 보강을 위해 박찬호에 눈을 돌릴 것이므로 맥과이어 은퇴가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다저스의 박찬호 투입 방식에 불만이 있나
▲지난번 세인트 루이스 전 때처럼 비가 내려 30분이상 경기가 중단된 경우 다른 투수를 투입하는 게 관행이다. 직접적 불만은 없지만 중간계투보다는 선발등판이 좋다는 의견만 개진했다. 계투로 갑자기 등판하면 어깨 등에 무리가 온다.

--박찬호 영입 희망 1위로 알려진 보스턴과의 관계는
▲보스턴과 계약한 메이저리그 및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있다. 한국의 젊은 선수들은 에이전트와 팀 간의 관계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에이전트와 어떤팀의 관계가 좋을 경우 팀이 하자는 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계약주체인 선수가 막대한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점을 지적해두고 싶다. 박찬호는 이점을 잘 알고 있다.

--어떤 팀이 선발투수를 필요로 하나
▲모든 팀이다. 월드 시리즈를 우승한 애리조나도 존슨과 실링이 있으나 다른 선발을 필요로 하고 있다.(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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