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문화재 '증기기관차' 촬영 CCTV 전무
지난달부터 무단 침입·훼손 등 6차례 발생
제주시 삼무공원의 국가지정 등록문화재 '미카형 증기기관차 304호'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다.
1944년에 제작된 미카형 증기기관차 304호는 부산-신의주 등 전국 철도의 주요 간선에서 운행됐으며, 이후 1978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삼무공원에 기증됐다.
문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 석탄용 증기기관차로서 보존 가치가 높지만 무단 침입 및 훼손 등의 불법행위가 잇따르는 등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전락한 실정이다.
2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삼무공원에는 5개소 22개의 회전식 CCTV가 설치돼 있지만 대부분 산책로와 놀이터 등을 비추고 있어 증기기관차를 촬영하는 CCTV는 사실상 단 한대도 없었다.
또 문화재 훼손 시 처벌됨을 알리는 경고판은 1개뿐인데다 이마저도 야간에는 식별이 어려워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청소년들이 객실 칸의 창문을 깨고 들어가 술을 마시는 등 탈선행위가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27일 객실 칸의 의자와 창문을 파손한 10대 3명이 불구속 입건됐으며, 2일에도 무단 침입해 술을 마신 흔적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한달 새 6차례나 불법 훼손 행위가 발생했다.
결국 행정의 관리 부실과 일부 시민들의 비양심으로 보존돼야 할 문화재가 오히려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문화재 보호를 위해 CCTV 추가 설치나 무인 경비 시스템 구축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경호 기자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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