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소중하기에 조금씩 놓아주기」 최일도. 중앙 M&B. 8500원.

밥퍼 목사로 알려진 저자가 가족을 화두로 풀어낸 에세이집. 청량리 588 한복판에서 행려자와 노숙자들과 함께 밥과 라면을 나누며 느꼈던 인간적인 갈등,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가족이라는 주제에 담고 있다.

그가 말하는 가족은 단지 혈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행려병자와 노숙자, 그리고 신앙으로 하나된 사람들을 모두 아우른다.

무의탁 노인들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는 그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공동체 속에서 가슴 깊이 절감해온 가족의 소중함을 과장없이 풀어놓고 있다.

◈「나이 들어가는 아내를 위한 자장가」 복거일. 문학과 지성사. 5000원.

소설가 복거일이 13년만에 내놓은 두 번째 시집. 이번 시집에서 우리 시대의 철저한 이성주의자로 인식되고 있는 그가 마법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그가 그려내는 마법은 환상이 아니다. 진정한 마법은 기억이라고 말하는 그는 인간의 기억에 대한 시적 서술을 마법으로 변주하고 있다.

우리의 내면에 작용하고 있는 시간의 압제로부터 벗어나기를 기원하는 시인의 소망이 시집 전반에 걸쳐 담겨있다.

예술가는 서투른 마법사라고 규정하는 그의 시는 잊혀진 기억, 그리고 세월에 대한 반추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희망과 지혜를 주는 101가지 이야기」 잭 캔필드 외. 씨앗을 뿌리는 사람. 7500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의 영한대역판. 모든 것을 선택해야 하는 젊은이들의 우정과 사랑, 장래의 꿈,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대영어로 쓰여진 이 책은 살아있는 영어 표현들이 눈에 띈다. 영어 학습을 전제로 한 기존의 영한대역과는 달리 우리말로 먼저 읽고 내용을 파악한 뒤 영어 원문을 읽도록 구성해, 영어에 대한 부담을 다소 줄여 준다.

하나의 이야기가 3쪽을 넘지 않는 구성으로 짧은 시간에 독서를 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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