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렬 경남대 교수·논설위원

   
 
     
 
우리는 종종 학교를 공동체라고 표현한다. 이는 학교가 일정한 지역을 기반으로 하면서 학교행정가,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상호 긴밀한 관계를 맺고 학생의 올바른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공동체로서 학교는 돌봄의 공동체, 학습공동체, 전문공동체, 협동공동체, 참여공동체, 탐구공동체, 민주적 공동체 등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학교가 돌봄 공동체의 성격을 가질 때에는 학교구성원들이 이타적인 사랑에 의하여 동기가 부여되고 타인을 배려하고 돌봄에 전적으로 헌신한다.

학교가 학습공동체로 되는 경우에는 학교구성원들은 사고하고 학습하는 것을 중시하고 가치 있게 생각한다. 학교구성원들이 전문성의 지속적 개발과 이상적인 전문적 덕성의 함양에 노력할 때 우리는 학교를 전문공동체라고 부른다.

학교는 학교구성원들이 상호의존성과 상호 의무감에 의하여 강하게 결속되고 공동의 목표를 추구할 경우에는 협동공동체가 된다.

학교구성원들이 경제적, 종교적, 문화적, 인종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존중할 때에는 학교는 참여공동체로 존재하게 된다. 학교는 교장과 교사들이 집단적 탐구정신에 기초하여 직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헌신할 경우에는 탐구공동체가 된다. 민주적 공동체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시민의식을 가르치고, 그들이 다른 사람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성인으로 성장하는 것을 도와주는 기관이 되는 것이다.

학교의 공동체성은 여느 조직의 분위기가 조직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학교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학교 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존중하며 신뢰할 때 훨씬 효과가 크다. 구성원들의 노력이 한 방향으로 모이고 낭비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연구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내실화된 학교'에 대한 연구는 "교장과 교사간 뿐 아니라 교사, 학부모, 학생이 서로 신뢰하고 협조를 잘 하고 있음"을 밝혀내었다.

'학업충실학교'에 대한 연구는 학부모, 교사, 학생간에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을 때 학교의 교육성과가 높음을 확인하고 있다. 언론들의 보도에 의하면 성취수준이 높은 학교에서는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학부모의 학교에 대한 믿음이 시너지 효과를 낳고 있다. 이렇게 교육성과가 높은 학교에서는 학교 구성원들이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상호이해와 존중하며 각자의 일에 헌신한다.

그런데 우리 학교들의 공동체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교 공동체성의 회복은 무엇보다도 학교구성원들이 상호 이해하고 존중하는 풍토를 조성할 때 가능하다. 학교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는 불평등한 관계가 아니라, 평등한 관계가 되어야 한다.

학교공동체 구성원들이 자신들과 관련된 일의 결정에 참여할 적절한 기회를 가져야 함과 동시에 책무도 이행할 때 공동체성은 강화된다.

학교장은 학생들의 성장에 필요한 제반 여건을 조성할 책임을 져야 한다. 교사들은 자신의 전문성 개발에 헌신해야 한다. 학생들은 책임 있는 사회의 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학교를 개선하기 위하여 학교의 제 과정에 참여하여야 한다.

학교공동체성의 회복은 학교구성원들이 이렇게 공동체의 이상과 가치 실현에 헌신하기 위하여 노력할 때 가능하다.

우리가 학교 공동체성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도록 노력할 때 학교의 교육성과는 그만큼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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