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하락 넘겼지만 소비위축 잔여물량 증가
수입산 공세에 군납·대기업 구매량도 감소

제주 콩 처리 우려가 현실이 됐다. 수확기 주산지 콩값 하락 위기는 간신히 넘겼지만 생산량중 상당 부분이 '재고'로 남으면서 처리난에 봉착했다.

3일 농협제주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2014년 콩 출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지난해 생산량(5490t 상당) 중 절반 정도가 창고에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잉생산으로 처리난을 겪었던 채소류와 달리 콩은 전년대비 생산량이 감소,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컸었다.

하지만 국내산 콩(이하 백태 상품 1㎏ 기준) 도매가격이 지난해 11월 3995원(2013년 5193원)으로 2008년만에 처음으로 30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위기론이 대두됐다. 정부 수매 물량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현실성 없는 수매가격과 '소비 위축'이 발목을 잡았다.

정부 수매 가격은 일반콩(대립종 1등품 기준) 3868원(40㎏ 1포대 기준 15만 4720원), 콩나물콩(소립종 1등품 기준) 3856원(〃 16만 680원)으로 책정됐다. 콩 생산량이 많았던 2013년 농가 정산 가격(일반콩 40㎏ 기준 16만원, 콩나물콩 20만원선)과는 큰 차이가 없지만 2012년(일반콩 〃 28만 5000원)과 비교하면 사실상 반 토막인 상황이다.

제주콩협의회가 지난해 말 농가당 정산 가격을 22만 8000원으로 결정하며 농가 불안을 일부 해소하긴 했지만 '재고'가 변수가 되고 있다.

제주산 점유율이 높은 콩나물콩의 경우 수입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있는데다 군납 물량 급감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월동채소로 시작된 수급불안정 도미노 여파가 남아있는 등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역농협 관계자는 "수입산 공세에 소비까지 줄어들면서 어려움이 커졌다"며 "경영비용 증가에도 마땅한 대체작목이 없어 판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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