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왕」

소심한 은행원 대호는 직장생활에 지칠대로 지쳐 나름대로 활로를 찾고 있다.우연히 지나친 레슬러 모집광고를 보고 체육관을 찾은 대호,어릴 적부터 존경하던 반칙의 명수 울트라 타이거마스크 포스터에 흥분한 나머지 레슬러 등록을 하고 만다.하루하루 지속되는 반칙훈련.할퀴기,눈찌르기,귀찢기,급소공격 등 상상을 초월하는 훈련 속에서 대호의 자신감은 커져가고,결국 최고의 정통파 레슬러 유비호와 일대결전을 벌이게 된다.

영화「넘버3」에서 불사파 두목으로 분해 재기넘친 입담과 연기력을 선보였던 송강호의 능란한 변신이 압권.같은 영화에서 해결사‘재털이’로 등장,무지막지한(?) 연기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박상면이 필살 반칙콤비로 분해 감초역할을 톡톡히 한다.실제 레슬링을 방불케하는 연기자들의 몸에 배인 동작과 정교하게 포착된 백드롭,목감아돌리기 등 고난도의 레슬링 기술들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12일 개봉.코리아(756-5959) <김지훈 기자>

◎「소나티네」

「하나-비」에서 니시 형사로 등장,‘조용한’ 폭력의 정점을 보여주었던 일본영화계의 카리스마 기타노 다케시가 잔혹한 야쿠자로 등장,폭력과 순수의 모호한 경계 속에 다케시 특유의 코믹함과 그 못지않은 비애감을 깔끔한 영상으로 엮은 영화.

일반 샐러리맨들과 다를바 없는 동경의 야쿠자.무라카와는 눈 한번 깜짝이지 않고 사람을 기중기에 매달아 강물에 빠뜨리는 전문야쿠자다.무라카와와 그의 부하들은 조직내분으로 인해 오키나와 해변으로 피신하지만 비밀리에 접근한 킬러의 손에 무라카와의 부하들은 하나둘 목숨을 잃는다.결국 무라카와는 단신으로 조직의 보스를 추적,혈전에 종지부를 찍는다.

압축적인 영상들이 정확한 화면구성과 군살없는 스토리전개와 어우러져 한시도 영화에서 눈을 떼기 힘들게 만들고,‘죽음도 삶의 연장선일뿐’라는 견고한 철학적 주제는 경쾌한 영화적 리듬 속에서 자연스레 일상으로 녹아든다.12일 개봉.탑동시네마(723-5100∼1) <김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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