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고장 산지천 분수, 중국피난선 철거 전철 밟아
수십억 신화의 거리 용도폐기 테마거리 8곳 사라져

사전에 충분한 타당성 검토없이 실적을 내세우기 위해 섣불리 추진됐던 사업들이 결국 잇따라 실패하면서 도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제주도와 행정시에 따르면 제주시는 28억원을 투입해 산지천 음악분수를 2002년 6월 설치했다. 그러나 고장이 잦은데다 외국산인 주요 부품을 조달하기 힘들어 수시로 가동이 중단되는 등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가 13년만에 최근 철거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제주시는 2002년 22억원을 투입해 1950년 당시 중국난민들이 이용한 70t급 '해상호'를 재현한 중국피난선을 산지천 하류 인근에 복원시켰지만 10여년이 지나면서 누수 및 훼손이 심각해졌다. 

하루 관람객도 100명을 넘지 않는 등 관광객 유치효과는 없이 유지·관리비만 투입되면서 결국 지난해 9월 운영이 중단된 채 철거를 위한 절차가 진행중이다.

제주도는 2010년 20억원을 투입해 신화의 거리(신광로 그랜드사거리-삼무공원사거리 450m구간)를 조성하면서 신화와 역사관련 조형물을 비롯해 인도노면에는 1.0~1.5㎝ 두께의 '콩자갈'을 설치했다.

하지만 쇼핑거리와 어울리지 않게 신화를 주제로 거리가 조성되면서 도민과 관광객으로부터 외면당했고 콩자갈 포장이 완공직후부터 들뜸현상 등으로 인해 콩자갈이 심하게 훼손, 누더기거리로 전락하면서 보행자에 불편만 야기시켰다가 결국 5년만에 철거됐다.

제주도와 행정시는 2001년부터 186억원을 투입해 16곳의 테마거리를 조성했지만 10여년만에 빛의 거리(중앙로 일원), 자연의 거리(남문로-탑동사거리), 영화의 거리(칠성로 일원) 등 8개의 테마거리가 용도폐기되면서 55억9000여만원이 낭비됐다.

특히 전국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음악분수, 테마거리, 상징물 등을 조성하는 과정하면서 허술하게 사업을 추진, 효과는 얻지 못한채 혈세만 허공으로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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